ADVERTISEMENT

[D-7 6·2 교육감 선거] 지역별 판세·쟁점 분석 ①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20면

25일 서울 목동 방송회관에서 열린 교육감 후보 초청 토론회에 앞서 후보들이 손을 잡고 선전을 약속하고 있다. 왼쪽부터 곽노현·김영숙·이원희 후보. [연합뉴스]

6·2 지방선거에서 유권자들은 우리 아이의 미래를 좌우할 교육감도 뽑아야 한다. 교육감은 초·중·고생의 교육은 물론 교원 인사, 예산 집행, 무능교사 퇴출, 특수목적고 인가 등 막강한 권한을 갖는다. 하지만 선거 열기는 달아오르지 않고 있다. 후보자들은 정당공천제가 아니어서 기호도 주어지지 않아 얼굴 알리기도 힘들다고 말한다. 학생을 잘 가르치겠다는 정책 대결보다는 이념 대결 양상도 벌어지고 있다. 유권자의 현명한 판단을 돕기 위해 교육감 선거의 판세를 점검하고 지역별 쟁점을 소개한다.

서울시교육감 선거는 진보 후보 한 명과 중도·보수 후보 6명이 맞붙는 구도로 진행되고 있다. 진보 쪽에선 단일 후보로 곽노현 방송통신대 교수가 나선 반면 중도·보수 쪽에선 이원희(전 한국교총 회장), 남승희(전 서울시 교육기획관), 김성동(전 한국교육과정평가원장), 김영숙(전 덕성여중 교장), 이상진(서울시 교육위원), 권영준(경희대 교수) 후보 등 6명이 난립해 있다.

선거 판세는 안갯속이다. 각종 여론조사에서는 이원희·곽노현 후보 등이 선두권을 형성하고 있다. 하지만 ‘모름·무응답’층이 50~60%에 달해 판세는 오리무중이라는 분석이다. 한 여론조사 전문가는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했는데 절반밖에 응답하지 않았다면 오차 한계가 커지기 때문에 10% 안팎의 지지율로 우열을 판단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지상파 방송 3사가 14~16일 여론조사기관에 의뢰해 실시한 조사에서는 이원희 후보 7%, 곽노현 후보 6.7%, 김영숙 후보 5.9%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모두 오차범위 안이었다. 방송 3사는 16개 시·도 지방선거와 관련해 26일까지 추가 여론조사를 실시 중인데 무응답층이 줄어들거나 1차 조사 때와의 지지율 변화 추이를 봐야 여론의 흐름을 읽을 수 있을 전망이다.

이에 따라 보수 후보 간 단일화 여부가 최대 승부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상당수 후보가 불참해 ‘반쪽’에 그쳤지만 1차 단일화에 성공한 이원희 후보는 막판 단일화를 위한 물밑 접촉을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25일 서울시선거관리위원회 주관 방송토론회에는 이원희·김영숙·곽노현 후보가 참석했다. 방송 3사 여론조사에서 지지율 5% 이상을 얻은 후보들만 초청했다. 남승희 후보 측은 “다른 여론조사에선 우리가 2위로 나왔는데 토론 참석 기회를 박탈당했다”며 기준이 적합했는지 법적 검토에 들어갔다.

‘사교육 없는 학교 만들기’를 내건 김영숙 후보도 다른 후보와의 단일화에 공을 들이고 있다. 그러나 24일 이상진 후보가 사퇴 후 김 후보를 돕겠다고 발표한 뒤 25일 이 후보 측 관계자들이 단일화 결렬을 주장하는 등 순탄치 않은 상황이다. 김 후보는 “공교육 정상화를 위해 교단 경험을 모두 쏟아 붓겠다”고 호소하고 있다.

보수 진영에선 특히 이원희·김영숙 두 후보의 단일화에 기대를 거는 모습이다.

◆전교조 이슈 쟁점 되나=당초 서울시교육감 선거에서는 공정택 전 교육감의 비리가 불거진 상황이어서 교육 비리 척결이 화두가 됐었다. 그러나 후보 대부분이 비리 척결을 내세우고 그 실행 방안도 큰 차이가 없어 이슈가 되지 않았다. 김상곤 전 경기도교육감이 주도권을 쥔 무상급식 이슈 역시 서울에서는 보수 진영 후보들까지 저소득층과 초등학교에서 무상급식 실시 후 점진적 확대 공약을 내걸면서 대립각이 생기지 않았다.

각 후보 진영에선 교과부가 민주노동당 가입과 관련해 기소된 전교조 교사 전원을 파면·해임하기로 발표한 것을 계기로 ‘전교조 이슈’가 남은 기간 쟁점이 될 것인지를 주시하는 분위기다.  

김성탁·김민상 기자



기호 추첨 후 지지율 급변 … ‘로또 선거’ 우려
인천, 1위도 지지율 10% 안 돼

당초 8명의 후보가 난립, 별 주목을 받지 못했던 인천시교육감 선거도 막바지에 접어들면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보수·진보 대립, 보수 후보 단일화에 따른 갈등, 방송토론회 배제 등 새로운 이슈들이 잇따라 불거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투표용지 게재 순서 결정 이전과 이후의 여론조사 결과가 크게 달라 ‘로또 선거’ 논란도 계속되고 있다.

인천시교육감 선거는 후보 등록을 전후해 3명의 후보가 사퇴하면서 5파전으로 좁혀졌다. 여론조사 결과는 인천시교육감 재선 출신의 나근형 후보가 가장 앞서 있고 최진성·조병옥 후보가 뒤따르고 있다. 게재 순서 추첨 이전에는 대체로 각각 교육감 또는 교육감 권한대행 출신의 나근형·권진수 후보들이 앞서 갔으나 추첨 이후에는 첫 번째(최진성)와 두 번째(나근형) 후보가 상위권을 형성하고 있다. 유일한 진보 단일 후보로 발표된 이청연(네 번째) 후보는 지지율이 5% 이하에 머물러 있다. 그러나 지지율 1위도 10%대를 넘지 못하고 무응답층이 절반에 가까워 섣부른 예측을 어렵게 하고 있다.

나근형 후보는 8년간의 교육감 재임에 따른 시민들의 인지도를 강점으로 “다시 한번 나근형”을 내세우고 있다. 전교조 명단 공개, 정당 활동 교사 해임 등에 대해 찬성 입장이며 인천의 학력 신장을 위해 학업 성취 목표 관리제 도입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투표용지 게재 순서 첫 번째인 최진성 후보는 지지율이 급상승하면서 막판 1위 추월을 노리고 있다. 교사들의 교실 수업을 최우선으로 지원해 인천 학생들의 학력을 높이겠다는 공약이다. 게재 순서가 맨 마지막이면서도 상위권의 지지율을 보이는 조병옥 후보는 ‘탈정치판’의 교육감 선거를 주장하고 있다. 전교조·비전교조를 떠나 아이들을 잘 가르치는 학교로 만들겠다고 강조한다.

인천=정기환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