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근철씨 전국 최우수 농가로 선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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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저보다 농사를 더 잘 짓는 사람도 있는데…”

올해 콩 생산비 절감 전국 최우수 농가로 선정돼 농림부 장관상을 수상하는 이근철(李根哲 ·47 ·포항시 남구 대보면 구만2리·사진)씨는 그래도 “기분이 좋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20여년간 ‘콩 사랑’에 열정을 바친 사람이다.

이씨가 콩 재배를 시작한 것은 지난 80년부터다.부산에서 직장생활을 하다 “농사에 승부를 걸겠다”며 고향인 구만리로 돌아왔다.

이씨가 선택한 작목은 남들이 외면하는 보리와 콩.우선 바닷바람이 몰아치는 해변의 척박한 땅을 거름지게 만드는 작업부터 시작했다.

자신의 땅 9백평과 빌린 땅 1만평에 석회와 퇴비를 넣었다.계속 농사를 지어 지력이 약해지는 피해를 막기 위해 보리를 수확한 뒤 콩을 심는 방식으로 농사를 지었다.

바닷가 토양에 강한 종자로 ‘태광콩’(메주용 콩)을 20여년간 재배하며 매년 보리 9백50여가마(40㎏짜리),콩 12t을 수확해 연간 5천여만원의 수입을 올리고 있다.

이씨는 “땅을 거름지게 하고 제 때 병충해를 막는 것이 좋은 품질의 콩을 생산하는 비결”이라고 설명한다.

이 때문에 3백평에 3백㎏의 콩을 수확해 일반 농가의 두 배나 되는 생산량을 기록하고 있다.

이씨는 그동안 밭을 늘려 현재 2만8천평에 농사를 짓고 있으며,연작 피해를 막기 위해 매년 1만평에만 보리 ·콩을 심고 있다.

콩재배에 성공한 그는 같은 마을의 농민 10명을 모아 ‘대보 콩 작목반’을 만들었다.작목반은 현재 13㏊에 콩을 심어 구만리를 콩 산지로 바꿔 놓았다.

그는 “앞으로도 작목반원과 함께 우리 콩을 지키고 보급하는 일에 앞장서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올해 말 포항시청에서 열리는 종무식에서 농림부장관상과 2백만원의 상금을 받는다.

홍권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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