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여객기 테러모면 비상착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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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뉴욕=신중돈 특파원]프랑스 파리에서 미국 마이애미로 가던 아메리칸 항공(AA) 63편 기내에서 22일 오전 11시(현지시간)쯤 한 승객이 신발 속에 든 폭약을 터뜨리려다 승무원.승객들의 저지로 미수에 그치는 사건이 발생했다.

사건 발생 직후 항공기는 긴급 출동한 미 공군 F-15 전투기의 호위를 받으며 보스턴 로건 국제공항에 비상 착륙했다.

이번 사건은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이 연말연시를 맞아 추가 테러 가능성을 경고한 가운데 발생한 것이어서 미국인들의 불안 수위가 높아지고 있다.

AA 63편에는 승객 1백85명과 승무원 12명이 타고 있었으며, 저지 과정에서 승무원 2명이 부상했다.

로건 공항의 톰 킨튼 항공국장은 "승무원들이 기내에서 성냥불 냄새를 맡고 문제의 승객에게 접근했으며, 그가 수상한 행동을 하려 하자 다른 승객들과 함께 저지했다"고 말했다.

이 승객은 승무원 등이 덮치자 "내 몸엔 폭탄이 연결돼 있다"고 외쳤다고 목격자들은 전했다. 미 연방수사국(FBI)요원들은 로건 공항에서 그를 체포해 조사 중이다.

그의 신발 안엔 C4라는 군사용 폭약이 들어 있었다고 관계자들은 전했다. 그는 3주 전 벨기에에서 리처드 리드란 이름으로 발급된 영국 여권을 가지고 있었으나 여권은 위조된 것으로 알려졌다.

◇ C4 폭약=적은 양으로도 항공기를 추락시킬 만큼 강력한 파괴력을 가졌다.폭죽 제조에 쓰이는 RDX라는 물질이 주성분이며,충격 등에 강해 우발적으로 폭발할 가능성은 작다. 대량일 경우는 불만 붙여도 쉽게 터지지만, 소량의 C4는 별도 뇌관이 있어야 폭발한다.베트남 전쟁 당시 미군들이 비상 식량을 데우는 데도 사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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