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백% 완전 무료. <충격> 성인 사이트'.
주부 문경미(37)씨가 아침에 인터넷에 접속해 가장 먼저 하는 일은 이런 제목의 광고 메일을 지우는 것. 지난달까지만 해도 하루 10통 정도에 불과했으나 12월 들어 20통 넘게 들어온다.
정수기.자동차 등 단순한 상품 광고는 말할 것도 없고 송년회 장소.술집 광고도 흔해졌다. 최근에는 불법복제 프로그램 광고나 성인 사이트 광고 메일도 밀려든다.
e-메일을 보낸 사람의 이름은 '오!섹시'. 주소를 알아봤더니 ussiba@yahoo.com이다. 익명으로 웹메일에 가입, 광고 메일을 보낸 것이다. 문씨는 "아이들이 이런 불량.음란 우편을 접할까봐 매일 두 번씩 e-메일을 검색하고 지운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스팸 메일(spam mail)이 연말로 접어들면서 극성을 부리고 있다. 스팸 메일이란 불특정 다수에게 보내는 광고성 메일로, 미국의 통조림 회사 상표에서 유래됐다. 통조림을 대량으로 만들어 뿌리는 것과 비슷하다고 해서 이런 이름이 붙었다.
◇ 스팸 메일 홍수=다음의 한메일로 수신되는 e-메일은 하루 3천만여건. 이 가운데 60%가 광고성 대량 메일로 추산된다. 정보보호진흥원에 신고된 스팸 메일 건수도 올 7월 60여건에서 지난달 2백57건으로 늘었다.
스팸 메일이 이처럼 증가한 것은 네티즌들의 e-메일 주소가 인터넷 사이트의 게시판이나 방명록 등을 통해 낱낱이 공개되고, e-메일 주소 자동수집 프로그램 등을 통해 쉽사리 모을 수 있기 때문이다.
e-메일 주소를 모아 개당 0.5~1원에 불법 판매하는 경우도 있다.실제 e-메일 주소를 추출하는 e-메일그래버(grabber)라는 프로그램은 용산 전자상가 등에서 20만~50만원대에 거래돼 일반인들도 쉽게 구할 수 있다.
다음의 이재웅 사장은 "올해 초만 해도 스팸 메일 신고 건수가 하루 1백여건에 불과했으나 이달 들어 하루 1천건에 달할 정도로 피해가 심각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 솜방망이 처벌조항=현행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등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수신자가 거부하는데도 스팸 메일을 보내면 5백만원 이하의 과태료 처분을 받는다.
올 7월에는 e-메일 광고시 '광고메일'이라는 표시와 '수신거부' 코너를 표기하게끔 규정을 신설했지만 처벌조항은 강화하지 않고 그대로 뒀다.
이 때문에 '광고메일'과 '수신거부' 표기를 한 형식상 적법한 광고 메일이 크게 늘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게다가 일부 스팸 메일 전송업체들은 수신거부 메일이 와도 보내는 사람과 제목의 이름을 바꿔 가며 계속 보내기도 한다.
한편 불법복제 프로그램이나 음란물 광고 등의 불법 메일은 대부분 익명으로 PC방 등에서 전송돼 발송업자를 찾기가 힘든 실정이다.
이와 관련, 정보통신부 관계자는 "상업성 e-메일의 피해가 작지 않은 만큼 '광고메일''수신거부' 표기를 않을 경우에도 과태료를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김종윤 기자
*** 차단하려면…
◇ 수신거부 e-메일을 보낸다=스팸 메일을 받으면 수신거부 의사를 분명히 하는 e-메일을 발송자에게 보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 같은 스팸 메일이 오면 ▶받은 스팸메일과▶수신거부 의사를 밝힌 메일 등의 자료를 첨부해 정보보호진흥원 산하 개인정보침해신고센터(http://www.cyberprivacy.or.kr)에 신고한다.
◇ e-메일 프로그램의 수신거부 기능을 활용한다=e-메일 프로그램인 아웃룩 익스프레스의 경우 도구→메시지규칙→차단할 보낸사람 목록 순서로 클릭한 뒤 창이 뜨면 '메시지를 받고 싶지 않은 발송자의 이름'을 입력하면 스팸 메일 수신이 원천 차단된다.
◇ 스팸 메일 차단 SW를 활용한다=스팸버스터(http://www.5starshareware.com/Internet/EMail-AntiSpam/spam buster.html)나 스팸헤이터(http://www.cix.co.uk/~net-services/library/welcome.htm)와 같은 스팸 메일 차단 무료 SW를 설치한다. 이들 SW는 스팸 메일 사이트 목록을 내장, 해당 주소지에서 발송한 스팸 메일을 자동 삭제한다.
◇ 회원가입은 신중하게=웹사이트의 회원으로 가입할 때는 신중해야 한다. 특히 해외의 성인용 사이트 등에 가입, e-메일 주소를 남기면 스팸 메일 업체들의 타깃이 되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