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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블릿PC는 신문과 상생 가능 … 콘텐트 유료화 가속화할 듯”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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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7면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의 미국 뉴욕 사무실은 맨해튼 중심지인 파크애비뉴 430번가에 있다. 국제공항 못지않은 신분 확인과 보안검색 뒤에야 14층 사무실로 들어갈 수 있었다.

존 로즈(53·사진) 미디어총괄 대표는 바쁜 일정을 쪼개기 위해 일본식 도시락으로 점심식사를 하면서 기자와 인터뷰했다. 그는 스마트폰·태블릿PC 등 디지털 플랫폼의 격변으로 인한 미디어 산업의 오늘과 내일을 진단했다.

-아이패드가 세계적 이슈가 됐다.

“애플이 지난 1월 아이패드를 공개한 지 두어 달 만인 3월에 우리는 한국·미국 등 14개국의 1만2717명을 설문조사했다. 10명 중 3명이 태블릿PC를 알고 있고, 그중 절반 이상이 1년 내 사고 싶다고 답했다. 태블릿PC는 이제 틈새 상품이 아니라 PC·휴대전화처럼 주류 상품으로 떠올랐다.”

-지난달 출시된 아이패드 성과는.

“태블릿PC가 한 달 동안 100만 대나 팔렸다는 건 이미 대량 소비의 초입에 들어섰다는 뜻이다. 구글·마이크로소프트·노키아·삼성도 비슷한 제품이나 서비스로 대응할 것이다. 상당수 미국 소비자들은 현재 540달러(약 64만원)인 아이패드가 200달러(24만원)까지 떨어지면 구매할 용의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소비자의 반응은.

“한국·일본·중국·인도 등 아시아 4개국의 소비자는 태블릿PC에 더 큰 관심을 보였다. 특히 979명을 상대로 조사한 한국의 경우 절반이 태블릿PC를 알고 있고, 그중 62%가 구입 의사를 밝혔다. 또 아마존 ‘킨들’의 전자책보다 아이패드의 태블릿PC를 선호(73%)했다. 태블릿PC의 구입 적정가는 30만원까지로 봤다.”

-미디어에 미치는 영향은.

“인터넷PC나 스마트폰·전자책까지는 기존 미디어에 제한적인 영향을 미쳤다. 태블릿PC는 미디어 시장에 지각변동을 일으킬 것이다. 신문 편집지면(PDF)이나 방송 화면(동영상)을 거의 그대로 볼 수 있으면서 인터넷 검색 등 웹서핑을 자유자재로 이용할 수 있어서다.”

-전통 미디어의 미래는.

“신뢰성 있는 신문 뉴스는 강점이 많다. 뉴스를 문자로 전달하는 스마트폰은 신문업계를 망칠 수 있다. 깊이 있는 정보보다 신뢰성이 떨어지는 속보를 거의 무료로 공급해서다. 태블릿PC는 신문지면을 그대로 보여주는 서비스를 일정액 받고 제공할 수 있다. 한눈에 기사 가치를 판단할 수 있어 이용자도 돈 낼 마음이 생긴다.”

-온라인 뉴스의 유료화는.

“미국도 온라인 뉴스가 대부분 무료다. 그런데 최근 조사에서 둘 중 한 명이 온라인 뉴스를 유료로 구독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유럽에선 소비자의 60%가 온라인 뉴스를 돈 내고 볼 수 있다고 응답했다. 미 월스트리트 저널은 매출의 40%를 온라인에서 거둔다. 올해부터 신문업계가 유료 온라인 뉴스에 눈을 돌릴 것이다.”

-태블릿PC와 신문이 상생할 수 있나.

“태블릿PC는 신문의 위상을 떨어뜨리기보다 뉴스 콘텐트의 힘을 강화시킬 것이다. 뉴스 가치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신문지면의 강점을 태블릿PC 화면에선 살릴 수 있다. 기존 구독료 수준의 서비스 이용료를 받으면서 신문 배달비용 부담을 줄일 수 있다.”

-문자 뉴스 정보만으로 가능한가.

“신문에 혁신이 필요한 부분이다. 신뢰성 높은 뉴스에다 다양한 정보가 담긴 융합 콘텐트를 서비스해야 한다. 가령 태블릿PC로 오바마 대통령이 연설한 내용을 신문지면으로 보다가 사진을 클릭하면 동영상이 나오고, ‘오바마’라는 이름에 마우스를 대면 인물 정보가 떠야 한다.”

-중앙일보는 한국을 대표하는 신문미디어 그룹이다.

“세계신문협회장을 지낸 회사이고, 디지털 미디어 시대를 이끌 만한 언론사라고 들었다. 신문·잡지·케이블TV 등 활자·방송 콘텐트를 모두 겸비한 미디어 그룹은 내부 시너지를 통해 디지털 플랫폼에서도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 인터넷 강국, 디지털 미디어 인프라가 앞선다는 한국을 방문해 중앙일보 등의 비전을 듣고 싶다.”

 뉴욕=이원호 기자

◆존 로즈(John Rose)=▶웨슬리언대·예일대 졸업 ▶맥킨지 미디어부문 대표(2001년) ▶EMI 구조조정전략담당·디지털음악부문 대표(2004년) ▶보스턴컨설팅그룹 글로벌미디어섹터 대표(2004년~현재)

◆태블릿(Tablet)PC=키보드 없이 화면의 터치스크린을 이용해 조작하는 PC. 노트북·넷북보다 휴대성이 좋고, 넓은 화면으로 웹서핑이 가능하다. 아이패드 출시를 계기로 차세대 디지털 정보단말기로 급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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