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디스크] 눈높이보다 약간 높은 모니터, 목뼈는 행복하지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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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대 환자 크게 늘어

경추는 항상 C자형의 커브를 유지하고 있을 때 가장 안정적이다. [더조은병원 제공]

목 디스크는 이제 노년의 질환이 아니다. 더조은병원에서 2004년부터 2009년까지 목 디스크 수술을 받은 환자는 모두 748명. 이 중 2030대 목 디스크 환자는 2004년 17.6%에서 지난해엔 36.9%로 크게 뛰었다.

원인은 잘못된 자세. 하지만 더 큰 문제는 경추 통증에 대한 무관심한 태도다. 배 원장은 “통증이나 기능 이상은 인체의 경고증상인데 이를 무시해 수술을 해야 하는 목 디스크로 진행하는 경우가 많다”고 강조했다.

그렇다면 내 목은 정상일까. 목을 뒤로 충분히 젖히지 못하거나 좌우로 돌릴 때 똑같은 각도로 돌아가지 않을 때 목 디스크를 의심할 수 있다. 특히 목보다 어깨·팔의 통증이 심해 견딜 수 없고, 고개를 숙일 때 팔·다리가 동시에 저린 사람은 요주의 대상이다. 목 디스크는 말초신경을 누르는 허리 디스크와 달리 중추 신경인 척수까지 누르는 데다 한 번 손상되면 회복이 거의 불가능해 예방에 힘써야 한다.

박 원장은 “목 디스크는 잘못 치료하거나 지연되면 하반신 또는 전신마비로 이어질 수 있다”며 “비의료인의 척추 교정이나 지압·민간요법 등으로 자칫 질병을 키울 수 있다”고 말했다.

인공디스크, 목이 편안해지고 수술도 안전

목 디스크 치료는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주사요법·물리치료 등 비수술적 요법. 다른 하나는 디스크를 제거하고 아래 윗뼈를 잇는 유합술과 인공디스크 치환술 등 수술방법이다.

수술은 비수술적 치료로 효과를 보지 못했거나 경추 및 디스크 변형이 너무 심해 척수까지 압박한 경우 시행하는 것이 원칙이다.

배 원장은 “운동능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중년 이후 환자는 경추유합술(케이지)을, 활동이 많은 젊은 층엔 운동능력 회복을 도와주는 인공디스크 치환술을 권한다”고 말했다. 고정술은 환자의 골반뼈 이식이나 금속판 등을 이용해 아래 위의 뼈를 잇는 수술이다.

최근 인공디스크의 구조가 개선되면서 목의 가동성이 좋아지고, 수술도 안전해졌다. 이식된 인공디스크는 경추 사이에서 본래 디스크의 기능을 대신한다. 장점은 아래 위쪽에 위치한 정상 디스크에 퇴행성 변화를 초래하지 않는다는 것. 또 수술 후 보조기 착용을 하지 않아 일상생활 복귀가 빠르다. 수술시간이 길고, 건강보험 적용이 안 돼 가격이 비싸다는 단점이 있다.

스트레칭은 무리 안가도록 천천히


목뼈는 7개의 뼈가 블록처럼 쌓여 있고, 이를 인대와 건(힘줄)이 붙들고 있는 형태. 건강한 목은 옆에서 보면 7개의 경추가 C자형으로 유지돼야 한다. 1자목이나 거북 목처럼 목뼈가 일직선일 때는 외부 충격에 취약하다. 경추의 커브가 적고, 뼈와 뼈 틈새가 넓어 작은 힘에도 쉽사리 어긋나기 때문. 따라서 항상 목의 건강한 각도를 유지해 주는 것이 중요하다.

박 원장은 “목뼈는 4㎏이나 되는 머리를 항상 이고 있어 주변 근육이 긴장하고 있다”며 “목뼈가 안정되면서 머리의 하중을 줄이려면 늘 C자형의 커브 형태를 유지하는 자세를 취해야 한다”고 말했다. 예컨대 컴퓨터 모니터는 눈 높이보다 약간 위쪽에 위치하고, 높은 베개를 베는 것은 피해야 한다.

또 장시간 모니터를 보면 목 근육이 경직되므로 틈틈이 스트레칭을 해준다. 목 스트레칭은 근육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천천히 한다. 손과 머리 사이에 달걀을 쥐고 있다고 상상하며 깨지지 않을 정도로 힘을 준다.

고종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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