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리서 오셨네요, 누룽지 싸 드릴게요 …” 종업원의 위대한 1% 디테일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14면

제일기획은 참신한 아이디어를 구체화하고 현실 속에서 완벽하게 실행하는 방식으로 고객의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아이디어 엔지니어링 회사’입니다. ‘완벽한 실행’을 위해 제일기획 임직원이 늘 신경 쓰는 것이 바로 ‘디테일(세부사항)’이지요.

요즘처럼 제품과 서비스가 동질화되는 시대에는 1%의 디테일이 모든 것을 바꾼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학교에서는 ‘100-1=99’가 정답이지만, 비즈니스 현장에서는 ‘100-1=0’이 돼버리고 맙니다. 이런 1%의 위력은 주위에서도 손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얼마 전 광고주와의 미팅 후 인천의 한 식당에 들렀습니다. 우리 일행이 서울에서 왔다고 하자 우리 테이블을 담당한 종업원이 멀리서 왔다며 누룽지를 포장해 선물로 줬습니다. 그 식당의 모든 종업원은 자신이 맡은 손님에게 새로운 반찬이나 후식을 서비스한다든지, 특별히 즐기는 반찬을 포장해 준다든지 하는 서비스의 재량권이 있었지요. 이런 권한을 갖게 된 종업원은 자신의 일처럼 열정적으로 서비스의 디테일을 완성했습니다. 이 때문에 그 식당은 인근의 다른 식당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고객이 많았습니다.

오늘 소개해 드릴 책도 디테일의 중요성을 강조한 왕중추(汪中求)의 『작지만 강력한 디테일의 힘』입니다. 이 책에서는 다양한 디테일의 사례를 소개하면서 디테일의 힘이 얼마나 강력한지 독자에게 잘 전달하고 있습니다. 일례로 대만 제일의 갑부인 왕융칭 포모사 회장은 처음 쌀장사를 시작했을 때 쌀 속에 있는 이물질을 다 골라내고 고객의 집까지 배달했지요. 이뿐이 아닙니다. 고객의 쌀독 크기, 가족 수를 파악해 쌀이 떨어질 때쯤 미리 배달해 주는 세심한 디테일로 기회를 잡았습니다. 또한 중국의 KFC를 꺾기 위해 야심차게 도전했던 룽화지 그룹이 6년 만에 실패한 것은 재료의 구입·보관부터 조리·판매라는 일련의 프로세스를 디테일하게 관리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이 책은 분석하고 있습니다.

세계적으로 앞서가는 기업은 일련의 프로세스를 너무도 디테일하게 세분화하고 그 디테일이 몸에 배어 있어 놀랄 때가 많습니다. 이렇게 디테일이란 시스템의 완성도나 작동 수준 등 그 기업을 판단하는 기준이 됩니다. 어떤 사람은 전략이 중요하며 디테일은 지엽적인 실천강령일 뿐이라고도 하지요. 하지만 치밀한 조사와 분석시스템 없이 미래를 예견하는 전략이 나올 수 없습니다. 디테일은 바로 전략의 수준까지 결정합니다. 작은 것을 소중히 여겨야 큰 일이 바로잡힘을 말해주고 있는 이 책은 평소 지나치기 쉬웠던 자신의 부족한 1%를 뒤돌아보게 합니다. 전략수립뿐 아니라 실행 과정에서도 가장 기본적인 것부터 디테일하게 챙기는 완벽한 습관을 길러주어 100%의 성과를 이끌도록 도와주는 것이지요.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