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선거 ⑥ 지휘자 금난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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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지방선거 ‘선거’ 하면 떠오르는 설렘의 기억이 있다. 오랜 군사독재가 끝나고 민주화의 물결이 일면서 군인 출신 대통령이 아닌 민간인 대통령을 우리 손으로 선출했던 그때다. 아직까지도 가슴이 떨린다.

투표소에서 나를 본 분들은 대부분 투표 마감 시간 즈음일 것이다. 바쁘기 때문에 투표소에는 가장 늦은 시간에 가게 되지만, 그래도 빠지지 않고 꼭 투표한다.

내 나름의 투표 3원칙이 있다. 먼저 후보자의 정당을 보고, 다음으로는 지지하는 정당의 후보자라도 그간 걸어온 길을 살펴본다. 마지막으론 후보자의 선거 벽보도 열심히 본다. 그 사람의 인생이 얼굴에 담겨 있다고 하지 않는가. 벽보의 사진 등을 보면서 후보자의 진실성과 성실함을 읽으려 한다. 지휘를 하며 많은 사람과 호흡을 맞춰본 덕에 인상을 보고 내리는 내 판단력이 그리 틀리지 않는 편이라고 여긴다. 물론 외모만을 보고 뽑는다는 의미는 아니다.

우리 선거문화는 지방선거를 거치면서 눈부시게 발전해 왔다고 생각한다. 공명선거 문화를 해외에 자랑하기도 한다. 그럼에도 바람이 있다. 선거가 시민 모두 즐기고 참여하는 축제로 발전했으면 한다. 유세하는 사람과 지지자들만 가득한 유세장이 아니라 부모와 아이들이 손잡고 가서 후보자의 모습을 살피고 공약을 들어보는 조금 더 편안하고 즐거운 공간이 되면 좋겠다. 클래식이 연주자들끼리만 알고 화려한 기교를 뽐내는 어려운 음악에서 탈피해 해설 등을 하면서 대중에게 친근하게 다가가는 일처럼 말이다.

많은 분이 ‘그 많은 유권자 중에 나 하나 빠지는 건데 뭘…’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낙타가 쓰러지는 건 깃털같이 가벼운 마지막 지푸라기 하나 때문이란 말이 있다. 깃털처럼 가벼워 보이는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의 힘이 소중하다. 나 한 사람 때문에 전체의 양상이 바뀔 수 있다. 여러분의 소중한 권리를 꼭 행사하시길 바란다.

금난새 지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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