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회창· 김종필· 이인제 송년회서 한자리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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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탄핵안 격돌'을 하루 앞둔 7일 한나라당 이회창 총재, 자민련 김종필(JP)총재, 민주당 이인제 상임고문이 한자리에 모였다.

이날 저녁 여의도 한 음식점에서 열린 '기독교 충청인 성탄송년회'에서 한 테이블에 앉은 것. 먼저 도착한 李고문은 JP가 오자 머리를 숙여 인사했고, JP의 옷깃에 묻은 티를 털어주자 JP는 李고문의 무릎을 두드리며 담소했다. 선약 때문에 불참하려던 李총재는 마음을 바꿔 참석했다.

JP는 축사에서 "올 한해는 터무니없는 욕심들이 개인과 사회와 국가를 어렵게 만든 일이 한둘이 아니었다"며 "정계 등 각계 지도자들의 큰 마음가짐이 소망스럽다"고 했다. 李총재는 "올해에 저로 인해, 혹은 저의 주변으로 말미암아 고통과 피해를 본 국민이 있다면 진심으로 용서를 구한다"고 했다.

그는 "우리가 너무 부족하고 미흡해 지난날을 돌이켜보면서 하나님 앞에 뉘우친다"고 했다. 이인제 고문은 "지난 한해는 참으로 어려웠고 저희들의 잘못도 많았다"며 "그러나 절망을 희망으로 키워야 하고, 좌절과 분열보다는 용기와 단합으로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행사 도중 JP와 李고문은 가끔 말을 주고받았으나 한 자리 건너 앉은 李총재와는 눈길이 오가지 않았다.

전영기 기자

사진=김경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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