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계·학계 한국판 빌 게이츠 기르기 팔 걷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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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한국판 빌 게이츠를 찾아라'.

정보기술(IT)영재 발굴에 산업계와 학계가 적극 나섰다.

한국마이크로소프트(MS)는 IT 교육업체인 중앙정보처리학원과 함께 IT 영재 28명을 뽑아 지난 10월부터 무료 교육을 하고 있다.

한국정보통신대학원대학교(ICU)도 최근 IT영재교육연구센터를 개설하고 내년 3월 1일부터 교육을 하기로 했다. 빌 게이츠.손정의 등에서 경험했듯 영재 한두명이 IT산업에 미치는 엄청난 파급효과에 공감했기 때문이다.

한국MS가 세차례의 심사를 통해 뽑은 영재는 초등학생 6명, 중학생 13명, 고등학생 9명 등. 이들은 요즘 매일 방과 후 2시간씩 집중교육을 받고 있다.

앞으로 1년간 학원측이 별도로 마련한 첨단 강의실에서 프로그래밍 기법, 하드웨어.네트워크에 대한 전문지식 강의를 들을 예정이다. 교육 후반에는 학생들이 네트워크 게임.프로그램 등을 직접 개발하는 과정도 포함돼 있다.

한국MS의 권찬 부장은 "회사가 필요로 하는 인재를 조기에 발굴, 양성하는 한편 국내 IT산업 발전에도 공헌하기 위해 프로그램을 마련했다"면서 "매년 IT 영재를 뽑아 교육시킬 예정"이라고 말했다.

ICU 영재센터의 교육대상은 전국 16개 과학고등학교의 1학년 수료생. 학교당 10명 안팎으로 선발해 영재반(동아리)을 구성할 계획이다. 영재반에 뽑힌 학생들은 내년 3월부터 ICU의 교수, 석.박사과정 학생 및 IT분야 전문가들로 구성된 지도교수로부터 1대1 교육을 받게 된다.

학기 중에는 인터넷을 이용한 원격교육과 출강지도 교육을, 방학 중엔 집체교육을 받게 된다. 또 선진국의 우수 대학과 IT업체들을 방문할 기회도 갖게 되며, 성적 우수자는 ICU의 학부과정에 무시험 진학할 수도 있다. ICU에 IT학부와 대학원이 있는 점을 감안해 '고등학교→대학교→대학원'으로 이어지는 영재교육시스템을 구축하겠다는 복안이다.

영재센터 이철수(ICU공학부 교수)소장은 "일단 첫 해에는 희망자 위주로 선발할 계획"이라며 "ICU에 진학한 영재들을 스탠퍼드대.카네기 멜론대.MIT 등에 진학시켜 국제적인 감각을 갖춘 전문가로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하지윤.김창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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