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퍼스 명소] 양산대 '민속옹기 박물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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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서울독’‘겹오가리’‘오단지’….

경남 양산시 명곡동 양산대 민속옹기박물관 1백50평 규모의 전시실에는 크고 작은 민속옹기 수백점이 전시돼 마치 옹기공장에 온 듯한 착각을 일으킨다.입부분이 좁은 옹기,배가 홀쭉하고 연꽂 봉우리 모양 등 다양한 민속옹기를 한눈에 볼 수 있다.

그래서 이 대학 민속옹기박물관은 경남 ·부산지역 주민 ·학생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한국 민속 품에 관심이 많은 외국인들도 종종 찾아온다.

1995년 학생생활실 1,2층에 개관한 이 박물관은 옹기라는 단일 전시실로는 국내 최대규모를 자랑한다.

그동안 이곳을 다녀간 관람객이 무려 8만 명을 넘었다.부산 ·경남 ·울산지역의 고등학생들은 한번쯤 관람했을 정도다.최근엔 외국의 세라믹 전문가까지 관람을 요청하고 있다.

김영식 홍보계장은 “유치원생들도 자세한 설명을 듣고는 신기해 한다”고 말했다.이 학교와 자매결연한 일본·중국 등 외국대학 관계자들도 박물관을 구경하기 위해 대학을 방문한다.양산시는 아예 지역의 관광명소와 연계해 민속옹기박물관을 관광코스에 포함시키고 양산시 관광안내 책자에도 소개하고 있다.

박물관에서 선보이는 옹기는 모두 8백 점.높이 97㎝·둘레 1백60㎝의 ‘경기 오지독’,높이 1백13㎝ ·입 지름 53㎝ ·몸통 지름 2백50㎝의 항아리,‘초 단지’등 옹기란 옹기는 다 모여 있다.

특히 손 때가 묻어 반들거리는 2백년된 연적과 거북 모양의 항아리,수의를 보관하던 항아리,돈을 넣던 항아리 등은 희귀한 옹기들이다.

김치 ·된장 항아리만 생각하고 박물관을 찾는 관람객은 각양각색의 옹기에 놀라기 일쑤이다.

이들 옹기는 이 학교 조병선(趙炳鮮 ·여 ·63)학장이 30년 간 전국을 돌며 수집해 애지중지하던 趙 학장의 분신들.

“옹기의 순박함과 투박함,양반가의 자존심이나 유교정신이 내비치는 아름다움에 매료돼 수집을 시작했습니다.”

“좋은 옹기가 있다는 얘기를 들으면 천리길도 마다않고 달려갔다”는 趙 학장은 “봉급을 쪼개 한점 두점 구입해 손질하는 재미에 빠져 날 새는 줄 몰랐다”고 회고했다.

趙 학장은 “서구문화에 젖어 있는 주민이나 학생들이 다양한 옹기를 보고 ‘역시 우리 것이여’라며 감탄할 때 큰 보람을 느낀다”며 “우리 유형문화재 중 가장 오래된 옹기문화를 보존하고 알리는 데 계속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박물관은 토 ·일요일은 문을 열지 않지만 단체가 미리 연락(055-370-8100)하면 관람할 수 있다.입장료는 받지않는다.

김관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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