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원지폐도 천덕꾸러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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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지난달 서울 방화동의 한 버스회사는 요금으로 받은 천원권 지폐 수천장을 들고 C은행 지점을 찾았다가 입금을 거부당했다. 돈을 세는 데 시간이 많이 걸린다는 이유였다.

버스회사는 한국은행에 이를 호소했고, 한은은 이곳에 본점 인력을 보내 헤아린 뒤 받도록 했다.

한은 관계자는 "은행들이 일선 영업점 인력을 줄이면서 품이 많이 드는 동전이나 천원권의 취급을 꺼린다"며 "은행의 1차적 임무가 화폐교환이므로 동전교환에 수수료를 물리거나 소액권 수납을 거부하면 곤란하다"고 말했다.

천원권 지폐는 보통 발행된 지 2년 만에 폐기된다.만원권유통수명(4년)의 절반에 그친다.

은행들로선 필요한 것보다 보유 현금이 많을 때 남는 돈을 한은에 입금하는데, 천원권을 정리하려면 인력이 많이 들어가므로 주로 만원권을 정리하고 천원권은 낡았어도 고객에게 다시 내주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천원권이 만원권보다 낡거나 지저분한 것이다.

서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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