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 중국 경제 대장정] 광저우의 기업들 '차이나코스트'에 몸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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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5면

중국 최대 공업지역인 광저우(廣州)~둥관(東莞)~선전을 잇는 고속도로는 늘 한산하다. 대신 국도는 화물차로 뒤엉켜 언제나 만원이다.

둥관에서 선전까지 1시간반이면 되는 고속도로 대신 화물차들이 정체로 5~6시간 걸리는 국도를 이용하는 이유는 돈 때문이다. 고속도로는 통행료가 3백50위안으로 국도보다 10배나 비싸다. 번듯하게 닦아놓은 고속도로가 막상 이용자에겐 '배보다 배꼽이 더 커'감당이 안되는 것이다.

광둥성에서 사업하려면 이런 '과외비용'을 꿰고 있어야 한다. 광둥성의 외국 기업들은 대부분 가난한 내륙의 '외지'근로자들을 고용한다. 광둥성의 인력난 때문이다. 성정부는 이런 사정을 잘 알면서도 '외지'인이란 이유로 치안유지세 등 세금을 몇가지 나 더 회사에 물린다.

원자재 수입에도 어김없이 웃돈이 들어간다. 원자재 수입은 공장이 있는 지역의 관공서가 수입대행권을 행사한다. 실제 수입절차는 물론 비용을 다 대고도 외국 기업은 지역 관청에 별도의 수입대행료를 지불해야 한다.

임가공 공장도 외국기업의 설립이 금지돼 있다.대신 광둥성 주민의 명의를 빌리면 편법으로 허가를 내준다.

이름만 빌려준 주민에게 사장급 월급을 줘야하는 것은 물론이다. 외국 임가공 공장이 많은 어떤 촌락엔 사람이 모자라 거동도 못하는 70세 노인까지 사장직함을 갖기도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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