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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라진 민심 수습’ 적임자 누구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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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6.2지방선거 한나라당의 전략 공천자와 무소속 현직 시장의 대결.

문경시장 선거는 한나라당 공천 과정부터 뉴스를 쏟아내며 이번 지방선거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출마자는 한나라당 김현호 후보와 무소속 신현국·고재만·임병하 후보 등 4명이다. 문경은 전통적으로 시장과 국회의원 선거에서 한나라당 성향의 후보가 이따금 고배를 마시는 지역이다. 후보 등록 이전에는 한나라당 소속이던 신현국 문경시장이 공천을 받으면 승산이 클 것으로 점쳐졌다. 하지만 신 시장이 공천에서 탈락해 무소속으로 출마하면서 선거전은 복잡해졌다.


신현국 후보가 공천에서 탈락한 것은 이 지역 이한성 국회의원과의 갈등이 주된 요인이었다. 이 의원은 지난 총선 때 신 시장이 무소속 후보를 지원한 것으로 보고 신 시장을 공천에서 배제하고 다른 인사를 내정했다. 이 과정에서 신 시장에 대한 경찰 수사가 진행됐고 연이은 폭로전으로 문경지역은 선거가 시작되기도 전에 민심이 갈라졌다.

결국 한나라당의 공천은 이 의원이 애초 거론한 인물도 아니고 신 시장도 아닌 제3의 인물인 김현호 후보에게 돌아갔다. 그러자 신 시장은 명예를 되찾겠다며 한나라당을 탈당했고 역시 한나라당 공천을 신청했던 고재만·임병하 후보도 무소속으로 출마했다.

현재 인지도는 신현국 후보가 앞선다는 것이 다른 후보들도 인정하는 판세다. 경찰이 뇌물수수 혐의로 수사를 벌이면서 신청한 구속영장이 기각된 것도 신 후보에게 유리하게 작용한다는 평가다.

문경지역에서는 신 후보 지지층을 중심으로 이한성 의원이 공연히 지역 갈등을 불러일으켰다는 여론이 형성되면서 신 후보 선거운동의 공신은 역설적으로 이 의원이란 얘기가 나올 정도다.

하지만 신 후보는 검찰이 기소를 검토하고 있어 사법 처리 가능성이 남아 있다는 것이 약점이다. 그래서 다른 후보들은 신 후보의 사법 처리 가능성을 토대로 민심을 파고들고 있다. 한나라당 김 후보는 인지도가 약한 데다 애초 한나라당의 도의원 후보 공천에 신청했다가 탈락한 전력이 걸림돌이다.

문경의 현안은 선거 과정에서 불거진 지역 민심의 분열이다.

이와 관련해 한나라당 김 후보는 자신이 화합의 적임자임을 내세운다. 김 후보 측은 “문경지역 누구와도 대화가 가능하다”며 “반면 신 후보는 후보자 자신이 민심을 갈라놓은 장본인”이라고 주장한다. 신 후보 측은 “당선되면 겸허한 자세로 갈라진 민심을 화합하는 일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답했다.

무소속 고재만 후보는 “지역에서 약국을 경영하고 시의원을 세 차례 지낸 경험을 바탕으로 문경의 전·현직 국회의원과 시장, 원로로 지역협의체를 구성해 민심을 화합시키겠다”고 강조했다. 또 경찰서장 출신의 무소속 임병하 후보는 “그동안 지역 어른들이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며 “당선되면 시민 여론을 수렴해 정책에 참고할 것”이라고 말했다.

송의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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