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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의 적 2' 강우석 감독…설경구 강력부 검사 활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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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공공의 적'보다는 '실미도'에 가까운 느낌의 영화가 나올 겁니다."

'실미도'로 1000만 관객 시대를 연 '한국 최고의 흥행사' 강우석(44.사진) 감독. 지난 26일 서울 충무로의 한 식당에서 만난 그는 막바지 촬영 작업이 한창인 '공공의 적 2'에 대해 그렇게 말했다. "많이 웃기는 쪽으로 갈까, 아니면 진지하게 사회 문제를 제기하는 쪽으로 갈까를 고민하다 후자를 택했다. 흥행성보다는 작품성에 무게를 뒀다"는 것이었다.

내년 2월 개봉 예정인 '공공의 적 2'는 검찰청을 배경으로 한 영화. 주연 설경구가 강력부 검사로 등장하며, 서울 서초동의 서울중앙지검 청사가 주요 무대다.

강 감독은 "검찰이 촬영에 적극적으로 협조해줘 순조롭게 작업이 이뤄졌다. 검찰 간부들은 ''투캅스'에 나오는 경찰관처럼 검사를 묘사하는 것 아니냐'며 걱정하면서도 '검찰 홍보 영화를 만들지도 말아달라'고 당부했다"고 촬영장 분위기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검찰에 대한 비하나 찬양을 배제하고 최대한 리얼리티(사실성)를 살려 찍었다"고 말했다.

그가 이번 영화에서 말하는 '공공의 적'은 '돈으로 뭐든 할 수 있다'고 믿는 사학재단의 2세. 강 감독은 "누가 정말 공공의 적일까를 심각하게 고민했는데 '비뚤어진 부자'라는 결론을 얻었다. 그들은 일반인이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돈의 힘을 믿고 있다. 그들 때문에 정상적인 부자들이 부자 행세를 할 수 없는 현실을 고발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사학재단 2세 역을 맡은 배우 정준호는 촬영이 끝난 뒤에도 다른 배우나 스태프한테 미움받을(?) 정도로 실감나게 연기했다고 한다.

강 감독은 최근의 영화계 분위기에 대해서는 "영화로 돈을 번 사람들이 영화 발전을 위한 곳에 투자하지 않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하며 "사람들이 나를 충무로의 대표적 인물이라고 치켜세우는 바람에 공연히 어깨만 무겁다"고 말했다.

이상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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