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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od&] 소금, 짜기만 하나, 달기도 하지 … 먹기만 하나, 바르기도 하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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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21면

글=윤서현 기자 사진=권혁재 사진전문기자 shotgun@joongang.co.kr>
식기촬영협조=정소영의 식기장

바다소금 vs 육지소금

소금에 따라 맛도 다르고 굵기와 모양도 모두 다르다.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가장 익숙한 소금은 바다에서 나는 소금이다. 천일염과 재제염, 그리고 미군이 들어올 때 함께 들어온 가는 소금인 정제염이다. 요즘엔 해양심층수에서 뽑은 소금도 있다. 여기에다 최근엔 육지에서 나는 소금인 암염도 상륙했다.

천일염 국내 천일염은 주로 서해안 갯벌에서 나고, 전남 신안이 60% 정도를 생산한다. 갯벌에서 물을 증발시키고 얻은 소금이라 비위생적이라는 점 때문에 한동안 광물로 취급됐다. 하지만 천일염에 칼륨·칼슘·마그네슘 등 미네랄이 풍부하다는 게 알려지면서 식용화하는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아예 신안은 이 소금을 지역의 얼굴로 내세우기도 한다. 국내 천일염의 미네랄 함유량은 그 유명한 프랑스 게랑드 천일염보다 두세 배 정도 많다. 소금과 자연의학연구소장 정종희씨는 “국내산 천일염은 미네랄이 풍부하고 뒷맛이 달아 특히 김치·젓갈·장류와 같은 발효식품을 만들 때 제맛을 낸다”며 “미네랄 성분이 채소의 연화와 장류의 부패를 막아준다”고 설명했다.

재제염 간을 맞출 때 많이 사용하는 꽃소금은 재제염이다. 수입 천일염에 국내산 천일염 10% 정도를 섞어 물에 녹여 씻은 뒤 수분을 증발시켜 재결정화한 것이다. 염도가 높고 잘 녹아 국물 요리에 간을 맞추는 데 적합하다. 불순물도 없지만 미네랄도 없다.

정제염 이온교환수지라는 특별한 장치를 이용해 바닷물에서 염화나트륨만 뽑아낸다. 기계염이라고도 한다. 입자가 작고 균일해 과자류 등의 가공식품과 패스트푸드에 주로 쓰인다. 미네랄이 없다.

해양심층수염 해수면으로부터 200m 아래의 맑은 바닷물을 퍼 올려 정제염과 같이 염화나트륨만을 분리해내 만든다. 목포대 천일염생명과학연구소장 함경식 교수는 “국내산 천일염과 미네랄 구성 성분은 상당히 유사하지만 갯벌 미생물에 의한 독특한 풍미는 국내산 천일염에 미치지 못한다”고 말한다.

암염 히말라야 산맥에서 캐왔다는 ‘핑크솔트’와 ‘블랙솔트’, 안데스 산맥에서 났다는 ‘로즈솔트’가 대표적이다. 삼면이 바다여서 바다소금에 익숙한 우리나라에선 암염을 먹는 문화가 없지만 미국·유럽·중국 등지에선 식용으로 많이 사용한다. 암염은 염화나트륨이 98% 이상이어서 미네랄 성분은 거의 없다.

굽고 가공하고 … 소금의 변주

구운 소금 찍어 먹거나 무침을 해먹을 때는 구운 소금이 좋다. 소금은 구우면 맛이 순하고 부드러워진다. 문제는 구운 온도. 함 교수는 “350~600도에서 가열하면 인체에 유해한 다이옥신이 생성될 수 있기 때문에 반드시 800℃이상의 고온에서 제조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구운 소금을 살 때는 ‘식품의약품안전청에서 정한 안전수준 제품’ 또는 ‘식품의약품안전청에서 정한 수준에 적합한 제품’이라는 라벨을 확인해야 한다.

가공소금 가장 일반화된 맛소금은 정제염에 글루탐산나트륨·핵산 등 조미료를 첨가한 것이다. 조미료+소금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구이나 무침 등에 사용한다. 요즘은 천일염이나 구운소금에 표고버섯·허브·마늘·함초·해조 등의 분말 혹은 추출액을 첨가한 가공소금도 많아졌다. 종류만 다양한 것이 아니라 가격도 다양해 100g당 2000원대부터 1만원이 넘는 것도 있다. 특유의 맛과 향을 지닌 가공소금은 국물 요리엔 넣지 않는다. 생선이나 고기요리에 사용하면 특유의 냄새는 잡아준다. ‘테이블 소금’으로도 좋다.

기능성 소금 성인병 예방을 위한 ‘저나트륨 소금’은 염화나트륨 대신 염화칼륨을 사용해 나트륨 함량을 40% 정도 줄였다. CJ 백설 ‘팬솔트’(200g·3500원)와 대상 ‘청정원 1/2솔트’(200g·2700원)가 이에 속한다. 소금 대체재로 주목받고 있지만 신장 기능에 이상이 있는 경우 칼륨 배설이 제대로 되지 않아 오히려 과칼륨혈증을 앓게 될 수도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미용소금

소금은 피부의 노폐물과 각질을 제거해주고 피부를 부드럽게 해주는 효과가 있어 미용 용도로 많이 사용한다. 식용이 아니라 아예 미용소금으로 나온 제품도 많다.

암염인 ‘핑크 솔트’(1㎏·4000원대)는 물을 알칼리수로 변화시키는 성질이 있어 고급 입욕제로 쓰인다. 히말라야 산맥의 ‘블랙 솔트’(1㎏·1만원대)도 입욕제로 유명하다. 히말라야에서 나는 천연 암염을 히말라야 사막지대에 서식하는 나무뿌리에서 채취한 천연 원료와 함께 1200도에서 장시간 가열 처리해 만든 유황소금이다. ‘이스라엘 사해소금’(1㎏·1만원대)에는 광물질이 다량 농축돼 있어 물에 녹이면 비릿한 냄새가 풍긴다. 그래서 입욕제나 마사지용으로만 사용된다. 천일염을 대나무 통에 넣어 보라색이 돌도록 아홉 번을 구워 만든 ‘자죽염’(250g·5만~7만원대)은 유황냄새가 강해 약제나 고가의 미용소금으로 쓰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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