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 증권사 "유동성 아닌 실적 장세"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4면

외국계 증권사들이 한국 경제.증시의 앞날을 밝게 보고 있다.

이들은 지난 3분기 한국경기가 바닥을 쳤고, 9월 이후 수출이 서서히 회복되면서 주식시장이 상승세로 돌아섰다고 진단한다.

이에 따라 최근의 상승장세를 유동성 장세라기보다는 실적 개선에 따른 장세로 보고 있다.

유동성은 이런 상황에서 단순히 윤활유와 같은 역할에 그치고 있다는 것.

특히 외국계 증권사들은 10월 이후 주가가 급등하자 종합주가지수 목표치를 상향조정했다.

JP모건은 26일 이를 수정했다.

이에 앞서 골드먼삭스는 지난 23일 3분기에 경기가 바닥을 통과했고, 내년 1분기 말까지 종합주가지수는 800선에 도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와 함께 외국계 증권사는 주가가 짧은 기간에 많이 오른 만큼 잠깐의 조정을 거치겠지만,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ING베어링은 27일 "설령 엔화가 약세로 반전돼도 한국은 아시아.태평양지역에서 유일하게 엔화 약세 충격을 흡수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일본에서 어떤 일이 일어난다고 해도 한국 주식시장은 여전히 매력적인 투자처"라고 밝혔다.

ING베어링은 외국인들이 한국 경기가 회복세로 돌아섰다고 믿고 있는 만큼 순매수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 대부분의 외국계 증권사는 한국의 3분기 경제성장률과 기업 구조조정에 대해 후한 점수를 주고 있다.

메릴린치는 이달 중순 발표한 보고서에서 "외국인보다 오히려 한국인들이 3분기 경제성장률을 저평가한 것은, 이들이 고도성장에 너무 익숙해 있기 때문"이라며 "이러다 보니 한국인은 기업들의 경쟁력과 수익력을 제대로 평가하지 못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희성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