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 언론인 마하무드 "민주정부 3~5년 걸릴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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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아프가니스탄에 민주정부를 세우는 데는 3~5년이 걸릴 것이다."

아프간 출신 언론인으로는 유일하게 아프가니스탄 정파간 회의를 취재하기 위해 본에 온 마하무드 모나짐자다(49.사진)의 전망이다. 1주일 전 아프가니스탄 북부에서 본으로 날아온 그는 미국 등 외국 신문과 아프가니스탄 내 라디오방송에서 프리랜서 기자로 활동 중이다.

27일 그를 만나 이번 회의의 의의와 아프가니스탄 사태 전반에 대해 들어봤다.

-이번 회의를 어떻게 전망하나.

"아프가니스탄의 모든 정파가 참석한 회의를 시작했다는 것 자체가 큰 의미가 있다. 승리자인 북부동맹 혼자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큰 기대는 하지 않는다. 이번 회의가 과도정부 구성을 위한 초석을 마련한다면 그것만으로도 큰 성공이다. 어차피 이번 회의에서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으며 세부적인 내용은 국내에서 다시 논의해 결정해야 할 것이다."

-과도정부는 어떤 절차를 거쳐 구성되나.

"이번 회의에서 발족하는 '15인 위원회'가 아프가니스탄 제종족회의(로야 지르가) 구성방안을 논의한다. 로야 지르가는 아프가니스탄의 전통이다. 여기서 과도정부 수반과 각료 등을 결정하며 새로운 헌법을 논의하게 된다."

-향후 아프가니스탄의 지도자로 가장 유력한 인물을 꼽는다면.

"어느 한 인물이 아프가니스탄을 이끌기보다 집단 지도체제가 출범할 가능성이 크다. 북부동맹 대표단장으로 이번 회의에 참석한 유누스 카누니 내무장관은 이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탈레반 정권 붕괴에 대해 국민은 어떻게 생각하고 있나.

"CNN 등 TV에 나온 그대로다. 대단히 기뻐하고 있다. 특히 탈레반 정권 아래서 인간 이하의 취급을 받아온 여성들이 해방감을 만끽하고 있다. 나 자신도 탈레반에 반대하는 기사를 주로 써왔기 때문에 그간 고국에 돌아갈 수 없었지만 이제는 자유롭게 취재, 보도할 수 있게 돼 기쁘다."

본=유재식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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