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 중국 경제 대장정] 중국 음성소득 연 201조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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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직장인 한달 월급이 1천위안 안팎인데 하룻밤에 1천~2천위안(16만~32만원) 쓰는 걸 우습게 아니 도대체 돈이 어디서 생기는지 모르겠습니다."

청두시에서 3년째 한국식당 '취안싱(全興)아리랑'을 운영하고 있는 김귀빈(金貴彬)사장은 이곳 사람들의 씀씀이에 혀를 내두른다. 요리의 고장 답게 식당이나 술집은 초대형이지만 언제나 손님이 붐빈다. 어지간한 월급쟁이 한달치 월급보다 비싼 옷만 파는 백화점이 해마다 기록적인 매출 신장률을 올리고 있다.

그 비결은 '회색(灰色)수입'에 있다. 중국에선 세금을 제대로 내는 소득을 '홍색(紅色)수입'이라고 하고 세금을 안내는 음성 소득을 회색수입이라고 한다. 홍색수입만으론 먹고 살기 어려운 게 현실이기 때문에 중국인들은 다양한 회색수입원을 갖고 있다.

직장일이 끝난 뒤 텃밭에서 가꾼 야채를 주말에 시장에 내다 파는 '농사형'에서 노래 실력을 이용해 밤무대 가수로 뛰는 '연예인형'까지 있다. 여기까진 그래도 건전한 수입이다.

공무원이 받아 챙기는 뇌물은 가장 대표적인 부정부패형 회색수입이다. 개발에는 이권이 따르게 마련이고 이권의 뒤에는 뇌물이 따라 붙는다.

쓰촨성정부 외자유치국 장쉬(張旭)부국장은 "중국은 지하경제가 크기 때문에 공식적인 수입만 보고 실제 구매력이 얼마나 되는지를 파악하기가 어렵다"며 "외국기업이 중국 시장에 진출 할 때는 이 점에 특히 유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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