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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구] 中 배구 '공포의 여인군단'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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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2면

중국 여자 배구가 부활의 기지개를 켰다.

1980년대 후반 '마녀' 랑핑이 은퇴한 뒤 국제무대에서 쿠바.브라질에 발목을 잡혔던 중국이 제3회 월드 그랜드 챔피언스컵 대회에서 86년 세계선수권 우승 이후 15년 만에 국제대회 우승을 차지했다.

당초 '신예들이 국제 대회 경험을 쌓는 것이 목적'이라던 중국은 강호 러시아.미국 등을 일방적으로 몰아붙이며 연파했다.

중국은 공격력은 아직 다듬어지지 않았지만 그동안 약점으로 지적됐던 수비를 보완, 탄탄한 수비를 바탕으로 정상 탈환에 성공했다.

지난해 시드니올림픽에서 역대 최악인 5위로 내려앉은 중국은 그동안 장신 위주로 대표팀을 짜다보니 아시아 배구 특유의 끈끈한 조직력이 실종됐다고 반성하고 대폭적인 물갈이를 했다.

이탈리아 프로리그에서 활약하고 있는 노장 순위에.치우아이훠는 물론 리베로 리옌.센터 허치우.레프트 왕리나 등 20대 초반의 주전들도 모두 유니폼을 벗게 하고 신인들로 채워 넣었다.

신인 군단 가운데 자오루이루이.양하오.장징 삼총사가 가장 눈에 띈다.특히 1m96㎝ 장신 센터 자오는 큰 키에 비해 풋워크가 빠르고 기본기가 잘 갖춰져 차세대 에이스로 꼽히고 있다.

이들 삼총사는 '컴퓨터' 세터 펑쿤의 절묘한 토스 지원을 받아 팀 득점의 3분의 2를 합작했다.

중국의 급상승으로 내년도 부산 아시안 게임에서 금메달을 노리고 있는 한국에 당장 불똥이 떨어졌다.

여자팀 김철용 감독은 "중국과 해볼 만하다고 예상했지만 이제는 장담할 수 없다"며 "빨리 장신 선수들로 대표팀을 보강해 블로킹.공격력을 강화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후쿠오카(일본)=이철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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