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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관스님, 문화훈장·사전출간 겹경사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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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한국불교계의 대표적 학승(學僧) 지관(智冠)스님이 겹경사를 맞았다.

지관스님은 개인적으로 올해 고희(古稀)를 맞아 지난달 정부에서 은관문화훈장을 받았다.

그리고 1983년 이후 계속해온 불교사전(가산불교대사림.총15권 예정)출간노력의 중간성과로 네번째 책을 막 출간했다. 그리고 스님이 이끌어온 가산문화연구원은 올해로 창립 10주년이 됐다.

제자들이 이 모든 것을 한꺼번에 축하하기 위해 23일 오후 6시30분 조선호텔에서 큰잔치를 연다. 잔치에는 불교계의 주요인사들이 대거 참석할 전망이다.

조계종 정대(正大)총무원장을 비롯해 총무원 국장급 이상 주요직 스님들과 포교원.교육원 주요직 스님들,조계종의 상원격인 원로회의 의원 전원, 하원격인 중앙종회 의원 전원, 그리고 전국 주요사찰인 24교구 본사 주지스님들까지 모두 초대했다.

정부에선 남궁진 문화관광부 장관이 참석할 예정이며, 이밖에 불교언론기관장 등 주요 인사들도 많이 참석할 것으로 보인다.

이같이 큰잔치가 준비된 것은 그만큼 큰 경사가 겹친 까닭이다. 우선 은관문화훈장은 3.1운동 민족지도자 33인 중 한사람인 용성(龍城)스님에게 추서된 금관문화훈장 이래 스님에게 주어진 정부 훈장으로는 가장 큰 상이다.

지관스님 스스로 "그런 상을 받을 만한 일을 한 것도 없는데"라면서도 "받으니까 좋기도 하다"는 기쁨을 감추지 않을 정도로 드문 상이다.

수상은 평생에 걸친 불교학 연구와 불교서적 출간 노력에 대한 평가다. 한국불교계의 대표적 율사인 자운(慈雲)스님을 은사로, 불교학맥의 거목인 운허(耘虛)스님에게서 불교학을 배운 지관스님은 59년 이래 연구와 출간에 전념해왔다.

60년대 해인사 강원에서 스님들을 가르치던 당시엔 『사집(四集)주해』 등 학인스님들의 교과서에 해당하는 책을 정리해 내놓았고,동국대 교수 시절엔 조계종단의 역사와 율장(律藏)을 정리하는 책을 썼고, 91년 가산불교문화연구원을 만든 이후엔 전국 4백여개 고승(高僧)들의 비문(碑文)을 찾아 정리했다.

그리고 83년 이후 시작한 가장 큰 도전이 『가산불교대사림』이란 대사전의 출간이다. 99년 1권을 내놓은 후 올해로 4권이 나왔으니까 거의 1년에 한권꼴이다.

지관스님의 남은 소원은 "사전을 마치는 것"이다. 연구원들이 정리해온 초고를 본인이 직접 손보는 작업을 하느라 하루 12시간씩 매달리지만 아직 10년을 더 해야 할 일인 까닭이다.

오병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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