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북어부 200여명 북한에 살아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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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납북어부 진정팔(陳正八.61)씨의 34년 만의 탈북귀환을 계기로 북한에 억류된 이들의 실태와 귀환과정이 관심을 끌고 있다.

통일연구원이 '북한인권백서 2001'에서 공개한 납북어부는 모두 3천6백92명. 이중 아직까지 억류 중인 어부는 이번에 돌아온 陳씨를 제외하고도 4백35명. 그러나 陳씨는 모 월간지와의 인터뷰에서 "현재 북한에 살고 있는 어부는 2백여명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1967년 중국에 끌려간 것으로 알려졌던 길용호 선장 박성만씨와 선원 14명을 비롯해 정부가 파악 못한 어부 50여명이 더 북한에 살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때문에 남한의 납북어부 가족들은 "정부가 실태 파악조차 못한 채 미온적으로 대응한다"며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陳씨의 귀환은 지난해 7월 봉산22호(70년 4월 납북)선원 이재근씨의 첫 귀환에 이어 두번째. 그러나 모두 정부의 소극적 대응 속에 민간 차원의 노력으로 탈북과 서울귀환이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陳씨는 북한을 드나들던 조선족을 통해 올 초 가족들에게 탈북의사를 밝혔고, 납북자가족모임 등의 도움으로 지난 9월 중국으로 넘어와 이달 초 서울에 도착했다.

이 모임의 관계자는 18일 "陳씨의 탈북과정에서 관계 당국은 김대중 대통령의 아태경제협력체(APEC)정상회의(10월 20~21일.상하이) 이후 입국해줄 것을 요구했고, 언론공개도 남북 장관급회담 이후로 늦췄다"고 주장했다.

이영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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