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경기 내년 하반기께나 회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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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세계 경제의 변화와 지속성장의 모색'이라는 주제로 16일 신라호텔에서 개최한 국제자문단 회의에서는 미 테러 사건 이후의 국제질서 변화와 뉴라운드 출범에 따른 세계 경제 전망에 대한 심도있는 토론이 벌어졌다.

특히 '세계 경제와 비즈니스'라는 소주제로 열린 제2회의에서는 세계 경제 회복 시기를 놓고 '조심스런 낙관론'을 편 오노 루딩 시티그룹 부회장과 비관적 전망을 견지한 사카키바라 에이스케 일본 게이오대 교수간의 논쟁이 있었다.

루딩 부회장은 "세계 경기 침체가 내년 상반기까지 이어지면서 세계 경제 성장률은 당초 예상보다 낮아져 올해 1.4%, 내년 1.6%가 될 것"이라며 "그러나 각국 정부의 지출 확대 등에 힘입어 내년 중반께면 희망적인 신호가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패널로 나선 사카키바라 교수는 "미국은 금리보다 인플레율이 더 높아 실질적으로 마이너스 성장 상태며 단기간에 소비심리가 회복되긴 어렵다"며 "적어도 1~2년은 침체를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아시아 경제를 소주제로 한 제3회의에서 위샤오쑹(兪曉松)중국 국제무역촉진위원회 회장은 "중국의 수출 증가 속도가 빨라 아시아 국가로부터 위안화 절상 압력이 높으나 최소 몇 년간은 절상할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국제 정치를 소주제로 한 제1회의에서 헨리 키신저 전 미국 국무장관은 "9.11 테러사태로 미.유럽 등 세계가 테러 방지를 위해 단결하고 있다"며 "이같은 국제공조는 한반도 정세를 안정시키는 데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전경련 김각중 회장은 개회사에서 "세계가 경제 침체와 이로 인한 보호무역 정책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에 직면할 우려가 있다"며 "아시아는 물론 세계 경제가 장기 침체에 빠지지 않도록 다각적인 노력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현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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