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컵] 대전 "우승으로 명예회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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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4면

올시즌 프로축구 정규리그 최하위 대전 시티즌이 서울은행 축구협회(FA)컵 우승을 벼른다. 대전이 우승을 노리는 데는 '그럴 수 있다'는 근거와 '그래야 한다'는 이유가 있다.

◇ 그럴 수 있다

대전은 올시즌 아디다스 조별리그와 정규리그에서 각각 초반에 돌풍을 일으키며 선두를 질주했다. 조별리그에서는 개막전 승리를 포함, 다섯경기까지 4승1패의 고공비행을 했다. 그러나 결국 조 3위에 그쳤다. 정규리그 때도 개막전 승리를 따내며 7월 초까지 2위를 유지했다.

이후 하락세를 면치 못해 최하위로 마감했다. 프로축구 10개팀 가운데 유일하게 2군이 없을 만큼 선수층이 엷은 대전으로서는 장기레이스에선 어려움을 면치 못했다.

하지만 시즌 초반에는 꼭 선두권을 유지하는 등 단기전 승부에서는 어느 누구도 넘보지 못할 강자라는 점에서 우승후보 1순위다.

◇ 그래야 한다

얼굴이 무척 수척해진 이태호 감독은 지난 15일 안양 LG와의 8강전 직전 "정규시즌 막판 전북 현대가 거액의 승리수당을 내걸며 탈꼴찌를 시도할 때 우리 선수들에게 아무 것도 해줄 수 없어 속상했다"고 토로했다. 게다가 구단 매각설 등으로 인해 팀 분위기는 최악으로 치달았다.

하지만 이런 상황이 선수들의 오기를 불러왔다. FA컵이 시작된 뒤 선수들은 똘똘 뭉쳤다. 안양전 때는 아직 부상에서 완쾌되지 않은 이관우까지 후반전에 출장했을 정도다.

안양의 홈구장인 목동운동장에 안양보다 많은 대전 서포터스가 나온 것을 본 이감독은 "꼴찌, 아니 10위에서 우승으로 변신해 팬들 앞에서 고개좀 들어야겠다"며 "선수들도 어느 때보다 우승에 대한 집념이 강하다"고 말했다. 전북-대전,울산 현대-포항 스틸러스의 준결승전은 18일 오후 2시부터 부천 종합운동장에서 벌어진다.

장혜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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