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영화제 결산] 관람 열기는 "후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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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9면

제6회 부산영화제가 16일 아흐레간의 일정을 마쳤다. 개막작 '흑수선'이 인터넷 예매를 시작한 지 2분 28초 매진되는 등 개막 전부터의 높은 열기가 막판까지 계속 이어졌다.

또한 유럽권에서도 관심을 나타내 국제영화제로서의 위상을 확연히 느낄 수 있었다. 특히 국제영화제 관계자들이 대거 참석한 점이 돋보였다. 이들이 한국영화에 높은 관심을 표함에 따라 향후 한국영화가 세계로 뻗어가는 데 유리하게 작용하리라는 기대를 품게 했다. 하지만 그러한 관심에 비해 개.폐막작 및 초청작 선정은 미흡하다는 평이 많았다.

◇ 총관객 감소=영화제 조직위 집계에 따르면 평균 좌석 점유율은 70%대로 지난해와 비슷했지만 총관객은 14만여명으로 작년보다 4만여명이 줄었다. 작년에 비해 상영 극장의 좌석 수가 그만큼 줄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관객층이 다양해 진 것은 긍정적이었다.

10대 후반이나 20대 초반 관객이 대부분이었던 이전과 달리 30대 이상과 가족 관객들의 모습도 자주 눈에 띄었다. 최근 한국영화가 잇따라 흥행에 성공함에 따라 영화에 대한 일반인의 관심이 높아졌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관객들의 취향도 다양해져 전 작품에 걸쳐 고르게 관객이 몰렸다.

◇ 화제작 빈곤=시선을 끌 만한 화젯거리가 적었다. 젊은 관객들에게 인기가 높은 '러브레터'의 일본 감독 이와이 슈운지, 심사위원장인 대만의 허우샤오셴, 일본의 거장 이마무라 쇼헤이 감독, 프랑스의 세계적인 여배우 잔 모로 등 일부 게스트들을 제외하면 눈길을 잡을 만한 스타급 배우들을 찾기 힘들었다.'피아니스트'의 프랑스 배우 브누아 마지멜과 유고 감독 두샨 마카베예프,'하몽하몽'의 스페인 감독 비가스 루나 등이 줄줄이 방한을 취소해 아쉬움을 더했다.

조직위측은 그러나 국제 영화제의 집행위원장 등을 대거 초청, 한국 영화가 세계로 진출하는 데 유리한 기회를 잡는데 일조했다. 실제로 김기덕 감독의 '나쁜 남자', 민병훈 감독의 '괜찮아,울지마'등의 상영 극장에는 이들의 발길이 잦았다. 티어리 프레모 칸영화제 집행위원장은 홍상수.이창동 감독 등을 만나 환담하기도 했다.

한편 영화제 초청작 중 뚜렷한 화제작이 없어 너무 안이하게 프로그램 선정에 임하지 않았냐는 지적을 받았다. 특히 개막작 '흑수선'과 폐막작인 태국 영화 '수리요타이', 그리고 유럽영화들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평이 많았다.

◇ 운영 미숙= 영화제 예산이 4억원 정도 준 탓인지 진행에 미숙한 부분이 예년보다 많았다. 남포동에서는 두 개 극장에서만 상영하는 바람에 상영 시간이 되면 엘리베이터와 극장 입구가 북적이는 등 짜증을 부추겼다. 안수정 홍보팀장은 "충분한 예산이 확보되지 않아 창의적인 기획을 하기가 힘들었다"면서 "안정적인 재원을 마련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부산=박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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