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대통령 총재 사퇴… 여권 '쇄신 소용돌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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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민주당 총재인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 8일 당 총재직을 사퇴했다.

金대통령은 또 당내 쇄신파의 퇴진 요구를 받았던 청와대 박지원(朴智元)정책기획수석이 낸 사표를 전격 수리했다.

민주당 권노갑(權魯甲)전 고문은 9일로 예정했던 기자회견을 무기 연기한다고 밝혀 10.25 재.보선 패배 뒤 격화된 여권의 내분은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金대통령은 이와 함께 다음달 8일 정기국회가 끝난 직후 이한동(李漢東)총리와 진념(陳稔)경제부총리를 포함한 경제팀, 김원길(金元吉)보건복지부장관 등 당 출신 각료들을 경질하고 전문적인 인사들로 '탈(脫)정치 내각'을 구성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한광옥(韓光玉)대표가 주재한 당무회의에선 金대통령이 총재직을 사퇴한 데 대해 철회해줄 것을 건의키로 했으며, 韓대표와 심재권(沈載權)총재비서실장이 청와대를 방문해 金대통령에게 철회 결의문을 전달했다.

이에 대해 청와대 오홍근(吳弘根)대변인은 "金대통령은 '읽어보고 숙고해 9일 오전 답변하겠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유선호(柳宣浩)정무수석은 그러나 "金대통령이 사퇴의사를 바꾸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金대통령은 당무회의에서 심재권 총재비서실장이 대신 읽은 사퇴서를 통해 "보궐선거 패배로 당의 국민적 신임을 저하시키고 당원과 지지자들에게 실망을 준 데 대한 책임을 통감한다"고 말했다.

金대통령은 이어 韓대표를 제외한 최고위원 전원과 당직자의 사퇴서를 수리하고 "韓대표는 당헌에 의해 총재의 권한을 대행해야 하기 때문에 사표를 수리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사표가 수리된 한화갑(韓和甲).이인제(李仁濟)최고위원 등 11명은 상임고문으로 임명됐다.

이와 관련, 전용학(田溶鶴)대변인은 "이르면 다음주 초 당직을 전면 개편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양수.김정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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