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시장 당선자 성공 스토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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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세계 최대의 경제.금융전문 통신사인 미 블룸버그 뉴스의 창업자 마이클 블룸버그(59)가 뉴욕시장에 당선됨으로써 '블룸버그 왕국'의 성공신화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블룸버그가 일군 성공신화의 비결은 소비자들의 욕구를 곧바로 상품으로 개발하는 순발력에 있다. 그는 1980년대에 보급되기 시작한 컴퓨터를 이용해 디지털시대에 새로운 뉴스서비스의 형태를 제시했다.

증권사에서 주식딜러로 활동한 블룸버그는 주식을 거래할 때 불편하게 느꼈던 '체계적인 정보의 부족'을 해소하기 위해 중개인들에게 필요한 주식 채권의 가격 차트와 기업정보 뉴스 등을 하나의 컴퓨터 단말기 안에 넣었다. 이를 통해 이미 날짜가 지난 신문이나 자료를 다시 뒤적이는 불편을 해소했다.

블룸버그의 또 다른 성공요인은 80년대 후반 미국 국채 거래가격을 온라인에서 실시간으로 서비스한 것이다. 당시만 해도 국채 거래상황은 뉴욕연방은행이 매일 오후 인쇄물을 통해 발표하고, 기존 통신사들은 이를 재입력해 텔렉스로 전송하는 방법을 이용했다. 하지만 블룸버그는 단말과 호스트컴퓨터를 연결하는 회선에 통합서비스디지털망(ISDN)을 깔아 연방은행 발표와 동시에 전세계에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시장을 석권해 나갔다.

이렇게 태어난 블룸버그 단말기는 82년 투자사인 메릴린치에 공급한 20대를 시작으로 현재 전세계 중앙은행과 민간은행, 투자회사 및 언론사에 16만대가 보급돼 있다.

지난해부터는 런던 증권거래소가 '블룸버그 서비스'를 이용해 증권거래를 시작한 것만 봐도 블룸버그의 영향력을 가늠할 수 있다.

블룸버그의 도전은 경제 뉴스 서비스에 머무르지 않았다. 93년에 뉴욕지역을 커버하는 블룸버그 라디오 방송을 시작했고 1년 뒤에는 TV로 확대했다. 주식 관련 뉴스에서 벗어나 경제.정치.스포츠 등 주가 움직임에 영향을 주는 모든 뉴스를 다루게 됐다.

"어제와 같은 상품을 판매하는 기업에 내일은 없다"는 경영철학은 소비자의 끝없는 요구를 충족시키기 위한 아이디어 창출에 있다고 블룸버그는 말하고 있다. 블룸버그 닷컴.출판사.방송사 등을 거느리고 있는 블룸버그 그룹은 창업 20년 만에 전세계에 1백개 이상의 사무소와 7천2백여명의 직원을 둔 제국으로 성장했다.블룸버그 그룹이 연간 벌어들이는 돈은 24억달러에 달한다.

박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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