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대학가 학생회 선거 '썰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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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취업난이 심각한 올 가을 지방 대학가의 학생회 선거 분위기가 냉랭하다. 입후보한 학생수가 예년에 비해 크게 줄었고 투표에 참가하는 학생수 역시 줄어들어 예전의 축제 분위기는 자취를 감춘 상태다.

총학생회장 선거에 단독 입후보한 학교가 상당수에 이르고 후보가 없어 학생회 구성 자체가 어려울 것으로 보이는 대학도 적지 않다.

8일 영남대에 따르면 최근 등록을 마감한 총학생회장과 총여학생회장 선거에 남녀 후보 각 한명이 단독 출마했다. 총학생회장 선거가 단독 후보자로 치러지는 것은 이 학교 설립 이래 처음이다.

이 대학 학생회 관계자는 "후보 연설이 있어도 학생들이 지나가며 쳐다만 볼 뿐 10여명도 모이지 않는다"며 "15일 투표에서 규정투표율(50%)이 채워질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14일로 예정된 전남대와 조선대의 총학생회장 선거도 단 한명의 입후보자를 놓고 치른다.

전남대에서는 14개 단과대학 중 8개 단과대학에서 단독 후보를 놓고 선거를 치르지만 나머지 6개 대학에서는 후보가 없어 내년 학생회 구성조차 어려울 전망이다.

대전 목원대는 후보 등록 마감 시한을 4일 남긴 8일 현재 단 한명도 등록하지 않았다. 지난달 18일 단과대 학생회장 후보 등록을 마감한 한남대의 경우도 9개 단과대 가운데 사범대.이과대.공과대.경상대.법과대 등 5개 대학에서만 단독후보가 나왔다.

대전대 법정학부 2년 박은미(21.여)씨는 "요즘 대학생들은 1학년 때부터 취업준비를 하거나 취미생활에 빠져 학생회에 관심을 갖는 경우가 거의 없다"고 말했다.

송의호.김방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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