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생각 여자마음] 사랑은 상상으로 큰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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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50면

오쇼 라즈니쉬가 강의한 『탄트라 비전』(태일 출판사)을 보다가 안정은 안지를 떠올린다.'믿음에는 창조성이 담겨 있다'는 대목에서 그랬고,'상상력은 그 자체로 이미 하나의 실체'라는 대목에서 그랬다.

먼저 믿음에 창조성이 담겨 있다는 사실에 대한 예를 소개하자면.

"남자가 여자보다 약한 종족이 있다. 그 종족은 여자가 더 강하다고 믿는다. 그들의 믿음은 사실이 된다. 그래서 남자는 실제로 약해지고 여자는 강해진다. 여자는 다른 민족에서 남자가 하는 일을 하고 남자는 여자가 할 일을 한다. 뿐만 아니라 신체구조도 점점 바뀌어 여자는 근육형이 되고 남자는 지방형이 된다. 믿음이 전혀 다른 현상을 낳게 된 것이다."

다음으로 상상력이 하나의 실체라는 사실에 대한 예다.

"티베트의 밤은 무척 춥다. 눈까지 내린다. 그런 상태에서 티베트의 라마승들은 벌거벗은 채로 서 있다. 기온은 영하로 떨어진다. 우리가 그런 상태에 있다면 금방 얼어죽을 것이다. 그러나 그 라마승들은 발열 요가라고 불리는 특별한 방편을 수련하고 있다. 그들은 자신의 몸이 활활 타오르는 불이라고 생각한다. 몸에서 열이 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실제로 그들은 땀을 흘린다. 그들의 몸은 진짜 뜨겁다."

우리는 모두 믿음과 상상력의 생생한 힘을 느끼며 살아간다.

안정.안지 역시 첫만남에서부터 지금까지 간절한 믿음과 따뜻한 상상력이 어느 새 실재로 변하는, 그 이상한 마술을 여러 차례 보아 왔다.

고백하건대 안정과 안지는 공통적으로 역마살을 가진 사람들이었다. 그 역마살 때문인지 안정.안지의 20대는 그 누구보다 화려했다. 둘은 자신이, 그리고 상대방이 각각 그 역마살로부터 서서히 벗어나 서로에게 안착하리라 믿었다. 그 믿음은 지금 실재가 되었다.

안정은 안지와 함께 하는 상상을 말할 수 없이 많이 했고, 안지도 안정과의 운명 같은 사랑 속에서 행복하게 사는 달콤한 상상을 많이 했다. 둘의 상상 역시 지금 실재가 되어 있다. 안정과 안지의 다음 믿음과 다음 상상은 무엇일까□

믿는 대로, 바라는 대로 요술 방망이처럼 다 되는 만만한 세상은 결코 아니지만 우리 두 사람은 믿음과 상상력의 실체적인 힘을 굳게 믿기에 더 풍부하고 더 간절하게 믿고 상상하려 한다.

자유기고가

▶안정(34세. 프리랜서 글쟁이. 안정은 필명. 안지의 예비 남편. 한달 후 결혼 예정)

▶안지(29세. 시나리오 작가 준비생. 안지는 필명. 안정의 예비 아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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