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 '차기'들 좌충우돌 기싸움] 고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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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민주당 권노갑(權魯甲.얼굴(左)) 전 고문과 청와대 박지원(朴智元.얼굴(右))정책기획수석에 대한 압박이 가중되고 있다.

두 사람은 당 내분의 와중에 쇄신파 의원들에게서 실명으로 '정계은퇴'를 요구받았다.

정동영(鄭東泳).김근태 최고위원은 '권노갑 2선 퇴진론''동교동계 해체론'으로 공세를 펼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5일 동교동계 신파인 한화갑 최고위원과 당 대표를 지냈던 김중권(金重權)최고위원도 이에 가세했다.

韓위원은 부산 시국강연회에서 쇄신방향과 관련,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는 데 필요하다면 '내탓이오'하는 사람이 줄줄이 나와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정인을 거명하지는 않았지만 당내에선 權전고문과 朴수석의 퇴진에 동조하는 발언으로 해석했다.

김중권 위원 역시 "인적 쇄신이 새출발하는 계기가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金위원은 정권출범 초기에 韓위원과 함께 '신주류'로 분류되기도 했다.

그래서 인적 쇄신을 화두로 여권 내부에 권력갈등이 발생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두 사람을 두둔해왔던 이인제.노무현(盧武鉉)최고위원의 목소리에도 미묘한 변화가 감지된다.

李위원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당사자들이 깊이 생각해 대응강도를 결정할 것"이라며 "누구든 책임질 일이 있으면 책임져야 한다"고 기존 입장에서 한 발을 뺐다.

盧위원도 "더 이상 동교동계를 잡고 시비할 생각도 없으며, 나대로 갈 것"이라고 선언했다.

당 관계자는 "이번 기회에 金대통령의 임기 마지막 해를 어느 세력이 주도할지 판가름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오는 7일 청와대 최고위원회의에서 金대통령이 어느 쪽 손을 들어줄지 주목된다.

이양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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