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 '차기'들 좌충우돌 기싸움] 진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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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민주당 한광옥(韓光玉)대표와 청와대 이상주(李相周)비서실장 등 여권 핵심들이 당 내분사태 진화에 나섰다.

여권 핵심인사는 5일 "韓대표는 최고위원과 중진 의원들을 만나고, 李실장은 초.재선 의원을 집중적으로 접촉 중"이라고 말했다.

韓대표는 지난 주말부터 최고위원 12명 모두와 전화통화를 하거나 사람을 보내 의견을 취합했다고 한다. 7일의 청와대 최고위원 회의 불참의사를 밝혔던 이인제 위원은 지난 3일 직접 만났고, 정동영 위원에겐 전화를 걸었다.

韓대표는 "당의 단합을 위해 협조해달라"고 요청했으나 李.鄭위원은 "평당원이 됐는데 참석할 이유가 없다"고 거절했다고 한다. 그는 중도개혁포럼을 이끄는 정균환(鄭均桓)총재특보단장.박상규(朴尙奎)전 사무총장과도 수습책을 상의했다.

李실장은 김대중 대통령이 4일 출국한 뒤 당 쇄신파를 본격적으로 접촉하고 있다.5일 오전 이호웅(李浩雄)의원과 몇몇 초.재선 의원을 만났고, 4일 밤에는 이재정(李在禎)의원을 따로 불렀다.

접촉한 의원들은 "권노갑 전 고문은 마포사무실을 폐쇄하고 박지원 정책기획수석은 물러나야 한다"고 인적쇄신을 요구했다고 한다. 수도권 L의원은 "국민적 의혹이 높은 상황인 만큼 정리가 필요하다"며 "마음이 아파도 대통령이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까지 주장했다.

이에 李실장은 "내 입으로 그렇게까지 대통령에게 말할 수 있겠느냐"며 난색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유선호(柳宣浩)정무수석도 "의견을 가감없이 대통령에게 전달하겠다"며 설득작업을 펴고 있다. 그러나 韓대표 측근은 "쇄신론과 전당대회 시기.당 지도체제에 대한 의견이 워낙 다양해 대책마련이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이양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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