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두문불출 새 대외전략 구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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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북한 김정일(金正日)국방위원장의 공개활동이 최근 눈에 띄게 줄어들어 궁금증을 낳고 있다.

지난 4~9월 군부대 및 경제부문 지도 등을 포함, 73회의 공식 활동을 보이던 金위원장이 지난 10월엔 단 한차례만 현지지도에 나서는 데 그쳤기 때문이다.

그것은 지난달 18일의 혁명가극 '피바다' 관람으로, 9월 23일 인민군 제534군부대가 건설한 메기공장과 황해남도 과일군을 현지지도한 이후 25일 만의 일이었다. 게다가 이번 현지지도는 지방 나들이도 아니었다. 이 때문에 지방의 현지지도에 나서지 못할 말못할 사정이 있는 게 아닌가 하는 관측을 낳고 있다.

물론 金위원장의 공개활동이 뜸하다고 해서 북한 정계에 뭔가 돌발적인 사건이 일어난 것으로 속단할 수는 없다.

서울의 대북 분석가들은 金위원장의 두문불출에 대해 평양이 새로운 대외전략을 구상하고 있는 조짐으로 해석한다.

세종연구소의 이종석(李鍾奭)남북한관계연구실장은 "金위원장이 대남 또는 대외 정책을 검토하기 때문에 공식 활동이 상대적으로 뜸해졌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북한 관측통은 "평양에서 노간부들이 일선에서 물러나고 40대 인사들이 대거 핵심 지위에 부상하는 인사 교체가 진행 중이라는 정보가 있다"고 말했다.

즉 金위원장이 중앙당 조직지도부에서 마련한 인사명부에 따라 신진 간부들을 면담하고 경제재건 정책의 방향을 가늠해보는 과정에서 공개활동을 줄인 것으로 볼 수 있다는 관측이다.

최원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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