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제차 저가형 모델로 시장 공략나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52면

'외제차라고 모두 비싼 것만은 아닙니다.'

수입차 업체들이 3천만~4천만원대 저가형 모델을 다시 내놓고 국내 시장을 공략하고 나섰다. 2천만원대 모델까지 출시되고 있다.

수입차는 상류층만의 전유물이라는 이미지를 과감히 벗고 고객 대를 넓혀 나가겠다는 전략이다.

포드 등 일부 수입차 업계는 97년 외환 위기 전 이같은 저가형 모델 판매에 나섰다.

그러나 외환 위기로 수요가 급감하자 다시 고가형 판매에 주력했다. 수입차 업계는 올 들어 다시 저가형 시장이 성장할 것으로 보고 다투어 새 모델을 출시하고 치열한 판촉전을 펴고 있다.

메르세데스 벤츠(수입판매사 한성자동차)는 지난 5월과 7월 '뉴C 클래스 스포츠 쿠페'와 '뉴C180'을 들여왔다. 이들 모델은 벤츠의 가장 젊은 모델로 분류된다.

가격은 각각 4천9백90만원과 4천6백75만원이다.

다임러 크라이슬러 코리아는 지난 1월과 3월 '세브링' 세단과 '세브링' 컨버터블을 들여왔다. 세브링 세단은 3천7백70만원. 대형 국산차 가격과 비슷해 판매량이 늘고 있다. 세브링 컨버터블은 세브링 세단의 오픈카 모델이다. 가격은 4천1백70만원으로 멋을 추구하는 젊은 층을 겨냥하고 있다.

크라이슬러 측은 당초 올 판매목표가 50대였지만 1백20대는 소화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

폴크스바겐(수입판매사 고진모터스)은 지난 7월초 '골프 2.0 오토'를 출시했다.

가격은 2천9백70만원으로 국내 출시된 수입차 중 가장 값이 싸다. 직렬 4기통 1천9백84cc의 엔진을 탑재했다. 또 8월에는 중형 세단 '뉴 파사트'를 출시했다. 가격은 4천1백80만원. 아우디(수입판매사 고진모터스)는 7월 '뉴 A4'를 선보였다. 4천6백만원이다.

포드코리아는 외환위기 전 '몬데오'를 들여와 저가 외제차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켰다. 포드는 이 모델의 신형 '뉴 몬데오'를 들여와 시판 중이다. 2000cc엔진의 세단형 가격은 3천2백90만원이다.

수입차 업계에 따르면 올 9월까지 이같은 저가형 외제차는 모두 1천3백45대가 팔렸다. 작년 같은 기간 7백30대 보다 84%나 증가한 것이다.

그러나 총 수입차 중 비중은 23.4%로 아직도 고가형이 우위를 점하고 있다.

조용현 차장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