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화도피 혐의 최순영씨 "카자흐 대통령에 1천만달러 줬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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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거액의 외화도피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전 신동아그룹 회장 최순영(崔淳永)씨가 최근 법정에서 카자흐스탄의 누르술탄 나자르바예프 대통령에게 1천만달러를 주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확인됐다.

법원 관계자에 따르면 崔씨는 지난달 26일 항소심 재판에서 "1996년 계열사 사장 金모씨가 '카자흐스탄에서의 원활한 사업진행을 위해 대통령에게 1천만달러를 주자'고 요구해 金씨에게 돈을 줬다"고 말했다.

崔씨는 그러나 "金씨가 실제로 카자흐스탄 대통령에게 돈을 전달했는지는 알지 못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검찰 관계자는 "崔씨가 재판에서 그같은 주장을 했더라도 추가조사없이 그대로 믿기 어려운 실정"이라고 밝혔다.

만일 崔씨의 진술대로 1천만달러가 나자르바예프 대통령에게 전달됐을 경우, 이 사건은 외교적 문제로 비화될 가능성도 있다.

崔씨는 96년 국내 은행에서 대출받은 1억6천5백만달러를 해외로 빼돌린 혐의로 99년 구속기소돼 1심에서 징역 5년.추징금 1천9백64억원을 선고받은 뒤 같은 해 보석으로 풀려났다.

김원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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