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캐피털들 잇단 대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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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9면

돈 가뭄에 허덕이던 일부 벤처캐피털(창투사)들이 최근 '대박'을 잇따라 터뜨리고 있다. 벤처캐피털이 투자한 코스닥 신규등록 업체들의 주가가 고공행진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동원창업투자는 지난 1일 코스닥에 등록된 컴퓨터 보안솔루션 및 지불서비스 업체인 소프트포럼 덕분에 돈 방석에 앉았다.

2일 소프트포럼의 주가는 전날에 이어 상한가를 기록하며 1만6천3백50원으로 마감했다.

동원창투가 보유하고 있는 소프트포럼의 지분 6.95%(55만6천6백60주)의 평균매입단가가 3천5백94원이므로 이틀 동안 71억원의 평가익을 거둔 셈이다.

회사 관계자는 "소프트포럼에 대한 사자 주문이 쏟아지고 있어 다음주 중에는 평가익 1백억원을 무난히 넘어설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지난 9월에 코스닥에 등록한 보안솔루션 업체 안철수연구소의 지분 4.5%(24만주)를 보유한 LG벤처투자도 2일 현재 1백억원이 넘는 평가익을 남기고 있다.

LG벤처투자 관계자는 "꽉 막혀 있던 벤처캐피털 업계의 자금사정이 신규 등록 업체들의 주가 상승으로 조금씩 숨통이 트여가고 있다"고 말했다.

KTB네트워크도 지난 8월말과 9월말에 등록된 비메모리 반도체 업체인 아라리온과 통신장비업체 아이디스를 통해 현재 37억, 74억원씩의 평가익을 기록하고 있다.

이 회사의 권오용 상무는 "그동안 자금 회수가 안돼 뜸했던 벤처캐피털의 벤처기업 투자가 내년초부터 활기를 띨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벤처캐피털의 경우 투자한 회사의 지분을 등록 후 1~3개월 동안 팔지 못하도록 하는 '보호예수기간'에 묶여 있어 현재의 높은 평가익이 실제 실현될지 여부는 미지수라고 강조했다.

김현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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