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마해영·심재학 "4번타자 맞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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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1면

"부활하라,4번 타자여."

한국시리즈에서 격돌한 삼성 김응룡 감독과 두산 김인식 감독에겐 공통된 고민이 있다.

바로 타선의 핵인 4번 타자 마해영(31.삼성)-심재학(29.두산)의 부진이다. 두 선수 모두 대구 1.2차전 중 첫 경기에서 단타 1개만을 기록,'해결사' 역할을 기대했던 팀에 찬물을 끼얹었다.

◇ 공포(空砲)탄이냐

두 선수는 1,2차전에서 번번이 찬스를 놓쳤다.

마선수는 특히 1차전에서 두 차례나 주루 플레이 미숙으로 초반 득점 기회를 무산시켜 하마터면 '역적'이 될 뻔했다.2차전에서도 3타수 무안타에 그쳤고 타구는 내야를 벗어나지 못했다.

심선수 역시 1차전에서 4-3으로 역전에 성공한 5회초 1사 1루에서 병살타를 때려 승리에 쐐기를 박을 수 있는 절호의 찬스를 날렸다.

◇ 아 옛날이여

둘의 부진은 정규시즌 동안 쌓은 공적을 무너뜨릴 처지에 놓였다.

올해 초 팀을 옮겼으나 단번에 중심 타자 자리를 꿰찬 두 선수는 한국시리즈에서는 상대팀에 공포(恐怖)탄을 날릴 최고 저격수로 평가됐다.

정규시즌 타율에서 마선수가 0.328(타격 6위), 심선수가 0.344(2위)로 각각 팀내 최고를 기록했다. 더군다나 상대 전적에서도 마선수가 타율 0.293에 타점 15점, 심선수가 0.414에 타점 19점으로 가장 성적이 좋았다.

◇ 자존심 대결

부진의 원인은 다르다.

마선수가 의욕이 넘친 무리한 욕심에 큰 스윙이 문제라면 심선수는 허리에 20군데나 진통제 주사를 꽂을 정도의 통증이 원인이다.

지난 23일 마선수는 반성의 시간을 가졌고 심선수는 달콤한 휴식으로 3차전을 준비했다.

고려대 2년 선배인 마선수가 프로 데뷔 이전 상무에서 뛰는 바람에 현재 프로 7년차 동기생인 이들은 앞으로 진행될 한국시리즈 다섯 경기에 자존심을 걸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김종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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