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아일랜드공화군(IRA) 무장해제 전격 선언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9면

영국 북아일랜드의 구교파 준군사조직인 아일랜드공화군(IRA)이 23일(현지시간) 전격적으로 "무장을 해제하겠다"고 밝혔다.

IRA는 "북아일랜드 평화협정을 살리려는 우리의 순수한 의도를 널리 알리기 위해 무장해제를 선언한다"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북아일랜드 신.구교도측의 분쟁을 중재하고 있는 국제무장해제위원회 책임자 존 드 샤스텔렝 장군도 이날 "IRA의 무장해제 결정이 분명한 사실"이라고 말했다.

IRA는 무장 해제의 절차와 방법은 밝히지 않았으나 캐나다가 주도하는 국제무장해제위원회와 이를 협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발표는 북아일랜드 구교도 정치조직인 신페인당의 제리 애덤스 당수가 IRA에 무장해제 약속을 이행할 것을 촉구한지 하루만에 나온 것이다.

IRA는 1998년 영국정부 등과 평화협정을 맺으며 무장해제를 약속했으나 구교도의 권익을 보장하는 사회개혁 등을 주장하며 이를 이행하지 않아왔다.

이 때문에 지난 8월 북아일랜드 자치정부 각료 5명이 IRA의 약속 이행을 촉구하며 사임, 1999년 출범한 자치정부가 붕괴됐으며 평화협정 이행이 교착상태에 빠졌었다.

IRA는 1969년 창설된 구교도 무장조직으로 북아일랜드의 다수파인 신교도들에 맞서 북아일랜드 독립 및 차별철폐를 주장하며 요인암살, 테러 등의 무장투쟁을 벌여왔다.

이상언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