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교사 수급문제 쟁점은 무엇인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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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2003년까지 초등학교의 학급당 학생수 감축(35명)을 위해 추진되고 있는 초등교원 충원계획이 헝클어지고 있다. 초등교사의 양성을 맡고 있는 교육대와 교원단체인 전교조가 집단 반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악의 상황은 2003년에 발생한다. 전국적으로 초등학교 학급당 학생수 35.7명을 2003년까지 0.7명 줄이기 위해 교대 졸업생을 초등교사로 임용하고 휴직자를 불러모은다지만, 그래도 1만1천4백51명이 부족하게 된다.

교육부는 2003년이 되면 기간제 교사를 최대한 활용하고도 3천9백45명이 부족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따라서 중등교사자격증 소지자의 초등 담임 교사 전환이 불가피하다는 것이 교육부의 입장이다.

반면 교대생들과 전교조는 2003년까지 학급당 학생수 감축을 포기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들은 교원의 질을 고려하지 않는 학급당 학생수 줄이기는 '교육 포기'라고 주장하고 있다.

◇ 담임 확보 비상=경기도 내 초등학교의 경우 전체 학급 중 70%의 학생수가 47명이다. 학급당 학생수를 35명으로 낮추려면 기간제 교사.교대 졸업생 등을 총동원해도 2003년까지 늘어나는 학급을 맡을 담임이 부족하게 된다.

전국적으로 2002년엔 기간제 초등교사 4천5백17명을 대부분 유지하면서 일부 기간제 교사들을 담임으로 투입하거나 교대 졸업생(5천2백11명)을 임용해 담임을 맡기면 수급문제가 해결된다. 하지만 학급당 학생수가 감축돼 교사수요가 급증하는 2003년에 가면 기존의 기간제 교사(3천7백53명)를 계속 활용하더라도 3천9백45명이 부족하다.

경기도교육청의 한 관계자는 "시간이 없다. 당장 교육부가 중등교사를 불러오든가 하는 방안을 강구하지 않으면 목표를 이룰 수 없다"고 말했다. 교육부 우형식 교원정책심의관도 "12월부터 중등자격증 소지자들이 교대에서 수업을 받기 시작해 70학점을 취득한 뒤 담임이 되는 것 외엔 아무런 방법이 없다"며 "70학점은 교대 3학년 편입자들이 졸업할 때까지 이수하는 학점과 같아 교원의 질엔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교육부는 늦어도 오는 19일까지 중등교사 자격증 소지자들의 교대 학점 취득 방안을 확정, 다음달 선발에 착수하겠다는 방침이다.

◇ 장기 수급 전망 논란=교대생들과 전교조는 학급당 학생수를 35명으로 조정하는 시기를 2003년에서 2005년으로 늦출 경우 교대 졸업생과 기간제 교사로도 부족 교원을 채울 수 있다고 주장한다.

실제로 2004년과 2005년 기간 중 교대 졸업생 수가 정년.명예퇴직자 수보다 5천6백명 가량 많아 자연 증원 효과가 있기 때문에 기간제 교사로 부족 교사를 채우면 2005년엔 학급당 학생수 35명이라는 목표를 이룰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2004년부터 2009년까지 초등학생 수가 12만7천여명 줄어들기 때문에 공기(工期)를 맞추듯 무리하게 충원계획을 세울 필요가 없다는 주장도 있다.

이에 대해 교육부 관계자는 "2003년까지로 돼있는 목표 시점을 늦추면 문제가 없다는 전교조 등의 주장은 타당하지만 어떻게 사업을 연기할 수 있겠느냐"고 답답해 하고 있다.

강홍준 기자

사진=김성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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