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 애슬레틱스,양키스 꺾고 첫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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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1면

패기와 노련미의 충돌.

젊음과 힘을 앞세운 패기가 날카로운 창이라면 산전수전 다 겪은 베테랑의 노련미는 부드럽게 휘어지며 상대의 급소를 찌르는 활이다.

'가을의 고전' 월드시리즈를 향한 메이저리그 디비전 시리즈 이틀째 최고 스타들의 경연장에서는 또 한번 패기와 노련미가 불꽃을 튀겼다.

◇ 오클랜드 애슬레틱스(1승) 5-3 뉴욕 양키스(1패)

'젊은 용사들' 애슬레틱스의 패기가 월드시리즈 4연패 도전에 나선 양키스의 노련미를 누르고 기선을 제압했다.

애슬레틱스는 테런스 롱이 홈런 두방, 제이슨 지암비가 한방을 터뜨리는 등 대포 싸움에서 앞서 베테랑 로저 클레멘스를 선발투수로 내세운 양키스를 물리쳤다.

애슬레틱스의 좌완투수 마크 멀더(21승)는 양키스 티노 마르티네스.폴 오닐.데이비드 저스티스 등 왼손타자들을 9타수 무안타로 잠재워 승리를 따냈다.

애슬레틱스는 메이저리그 30개팀 가운데 팀 연봉 27위의 '싸구려 팀'이고 양키스는 가장 비싼 팀이다.

◇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1승1패) 4-1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1승1패)

'스물 한살의 반란' 앨버트 푸홀스(카디널스)가 '사막의 여우' 랜디 존슨(다이아몬드백스)을 울렸다.

겁없는 신인 푸홀스는 1회초 2사1루에서 존슨과 풀카운트 접전 끝에 2점 홈런을 뽑아내 전날 완봉패로 처져 있던 팀 타선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카디널스는 서른다섯의 베테랑 우디 윌리엄스가 첫 포스트시즌 등판에서 7이닝을 4안타 1실점으로 막아내 승리를 거뒀다.

반면 올시즌 21승을 거둔 존슨은 8이닝 동안 3실점, 포스트시즌 7연패에 빠지며 악몽에서 깨어나지 못했다.

다이아몬드백스의 김병현은 팀의 패배로 등판 기회를 잡지 못했다.

1승1패로 균형을 이룬 두 팀은 13일 세인트루이스로 장소를 옮겨 3차전을 치른다.

◇ 애틀랜타 브레이브스(2승) 1-0 휴스턴 애스트로스(2패)

브레이브스를 '지는 해'라고 표현했던 전문가들이 머쓱해졌다. 원정에서 2연승을 거뒀다.

리그 챔피언 결정전 진출 티켓을 거의 다 잡았다.

1-0의 스코어가 말해주듯 브레이브스 선발 톰 글래빈의 투구가 눈부셨다. 글래빈은 8이닝을 산발 6안타 무실점으로 막아내며 애스트로스의 강타선을 잠재웠다.

애스트로스의 유격수 훌리오 루고는 1차전에 이어 결정적인 실책을 저질러 연패의 원흉이 됐다.

이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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