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학교별 모집 전형 분석·대비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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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0일, 한국과학영재학교가 신생 입학원서 접수를 마감했다. 다른 영재학교들도 모두 올해 신입생 전형안을 발표했다. 올해는 특히 한국과학영재학교·서울과학고·경기과학고에 이어 대구 과학고가 새롭게 영재학교로 전환해 신입생을 모집한다. 각 학교의 모집 전형을 분석하고 대비법을 알아본다.

궁리전형, 3단계 심사 선발

■대구과학고=올해 첫 신입생 90명을 모집한다. 거경(居敬·27명)·궁리(窮理·63명) 전형의 두 가지로 선발하는 것이 특징이다. 진학 희망 학생들은 모두 ‘응시원서·자기소개서·추천서·제출서류 목록표·학교생활기록부Ⅱ·영재성 입증자료’를 제출해야 한다. 신탁범 교장은 “올해 전형은 전면적인 입학사정관제의 준비 단계로 보면 된다”며 “영재성 측정·추천 내용·진로 희망 순으로 학생을 선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와이즈만 영재교육연구소 이미경 연구소장은 “한국과학영재학교 입시를 준비해 온 학생에게 대구과학고의 거경 전형은 또 하나의 기회”라고 분석했다. 한국과학영재학교 1차 서류 심사 발표일(7월 7일) 전에 대구과학고 거경 전형 최종 합격자가 발표(7월 5일)되므로 복수 지원할 수 있다는 것이다.

‘성실히 학문을 닦고 스스로 되돌아보며 성찰한다’는 뜻의 거경 전형은 한국과학영재학교 입학사정관 전형과 비슷하다. 1단계는 서류 평가로 수학·과학에 대한 영재성을 종합 평가한다. 2단계는 면접 평가다. 미래 과학자로서의 자질, 잠재력, 성장 가능성을 종합 검증한다. 신 교장은 “입상실적을 기재할 순없지만 각종 대회 출전까지의 과정은 포트폴리오나 면접으로 평가할 것”이라며 “해당 분야에서 얼마나 지속적으로 연구활동을 해왔는지가 중요한 평가요소”라고 강조했다.

궁리 전형은 서울·경기과학고 입학 전형과 비슷하다. 서류 평가·문제 해결력 검사·과학 캠프로 이뤄지는 단계별 전형을 거쳐 선발한다. 1단계에선 각종 서류로 학생의 영재성을 종합 평가한다. 2단계에선 기초 소양검사와 창의적 문제해결력 검사를 실시한다. 3단계는 과학 창의성 캠프로 학생들의 과학 탐구 수행 능력과 창의성, 잠재력 및 인성적 특성, 수학·과학에 대한 열정과 협동성, 발표력 등을 평가한다.

4단계 2박 3일간 과학 캠프

■서울과학고=서울과학고는 이달 31일부터 다음달 10일까지 원서를 접수한다. 지난해와 같이 4단계 전형으로 120명을 선발한다. 원서 접수 기간을 제외한 2~4단계 전형 실시일과 합격자 발표일이 경기과학고와 같아 두 학교는 복수 지원할 수 없다.

서울과학고의 1단계 전형은 서류평가, 2단계 전형은 영재성 및 사고력 평가로 수학·과학 분야의 영재성과 기초 사고력을 평가한다. 3단계 전형은 창의적 문제해결력 평가로 수학·과학 분야의 창의적 문제해결 능력과 종합사고력을 평가한다. 최종 4단계는 2박 3일간 진행되는 과학 캠프다. 과제수행능력 평가와 심층면접으로 과학 탐구력과 태도, 인성 등을 종합 평가한다. 이 소장은 “지난해 과학캠프 전형은 평소 과학 실험과 독서에 기반한 풍부한 표현 능력을 갖춰야 통과할 수 있었다”며 “제시된 과제는 실험 평가·심층 면접·토론 과제·학교 상징물과 교훈 만들기·독서록 작성하기·인성면접이었다”고 설명했다.

자기소개서 인터넷으로 접수

■경기과학고=다음달 1일부터 5일간 원서접수를 실시하는 경기과학고도 지난해와 같이 4단계 전형으로 120명을 선발한다. 1단계는 영재소양평가로 학생 기록물을 통해 성취동기와 잠재 능력을 평가한다.

지원자는 교과성적, 3개 이내의 성취동기 및 잠재능력 입증자료 등을 제출해야 한다. 자기소개서는 학생이 직접 인터넷으로 접수해야 한다. 경기과학고는 서류 전형에서 ‘올림피아드 등 학교 외 각종 경시대회 입상실적’‘영재학급·영재교육원 교육 및 수료여부’‘수학·과학·영어 등 교과에 관한 인증시험 또는 능력시험 점수’는 전형자료로 활용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전영호 교장은 “올림피아드 수상 실적 자체는 입증자료로 사용할 수 없지만, 학생이 올림피아드를 준비하면서 학습한 기록물 중 잠재능력을 입증할 만한 자료라면 제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국가 영재교육원에서 학습한 내용 중 입증자료로 가치가 있다면 그것도 제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때 내신 성적이 대회 수상 실적이나 참여 활동과 맞물려 평가된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예를 들어 한국 수학올림피아드 관련 자료를 제출한 학생이 수학 과목 내신 점수가 좋지 않다면 1단계를 통과하기 어렵다.

2·3단계인 영재 기초·심화 평가를 거쳐 마지막 4단계 전형은 창의 영재성 캠프로 치러진다. 2박3일 간의 캠프를 통해 탐구 과제에 대한 문제 해결력, 과학적 태도, 창의성, 리더십, 인성 등을 종합 평가한다. 경기과학고측은 올해도 작년과 비슷한 수준에서 문제를 내겠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경기과학고 2단계 전형에서는 영재성 평가와 수리·과학·영어 능력 평가가 이뤄졌다. 창의적 문제해결력 검사를 실시하는 3단계 전형은 경시대회 수준이었다.

신입생 모두 입학사정관 전형

■한국과학영재학교=KAIST 부설 한국과학영재학교는 올해 신입생 150명을 모두 ‘입학사정관 중심 과학영재 전형’으로 선발한다. 지난해 신입생 정원의 30%를 입학사정관 전형으로 선발 한 것과 비교하면 큰 변화다. 입학사정관 중심 과학영재 전형은 ‘일반 전형과 입학사정관 전형’이 결합된 형태로 분석된다. 이 소장은 “두 전형의 장점을 살려 내신 성적과 잠재력이 모두 우수한 학생을 선발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고 분석했다.

한국과학영재학교는 1단계 학생 기록물 평가로 400명 내외의 학생을 선발하고, 2단계 영재성 다면 평가를 거쳐 150명을 최종 선발한다. 이번 전형에서는 지난해와 달리 영재성 입증 자료에 대해 구체적인 언급이나 표현을 줄이고 특별한 형식을 제공하지 않았다. 하지만 수상 실적을 제외하고 5건 이내로 최근의 영재성 입증 자료를 반드시 제출하게 했다. 한국과학영재학교의 김상균 입시지원부장은 “입학사정관은 학생이 낸 자료가 학원에서 만든 자료인지, 학생이 자기주도적으로 학습을 심화시킨 것인지 철저히 검증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평소에 써놓은 보고서나 논문,독서 기록, 아이디어 노트 등을 찾아 자신만의 독창적인 영재성 입증 자료를 준비해 제출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에세이도 제출해야 한다. 제시된 3가지 주제 중 하나를 선택해 자기소개서 내용과 중복되지 않도록 작성해야 한다. 에세이 주제는 ‘수학,과학 분야의 탐구 활동(영재성 입증자료 관련 내용 등) 과정에서 얻은 소중한 경험’ ‘나에게 가장 큰 영향을 준 인물(위인·가족·선생님 등)과 그 이유’ ‘다른 학생과 구별될 것으로 생각되는 자신만의 특별한 생각이나 경험’이다.

[사진설명]경기과학고 학생들이 편광현미경을 이용한 암석박편 관찰수업을 하고 있다. 경기과학고는 6월1일부터 신입생 원서접수를 시작한다.

< 김지혁 기자 mytfact@joongang.co.kr / 사진=김진원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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