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입 자기주도학습전형 과목별 포트폴리오<上> 국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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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입 입학사정관전형(자기주도학습전형)에서는 학업성취도를 높이기 위해 노력한 자신의 학습과정을 보여줘야 한다. 대표적인 것이 포트폴리오다. 중앙일보 MY STUDY는 각 과목별로 개인의 학습성향에 따라 포트폴리오를 만들 수 있는 소재들을 찾아봤다. 첫번째로 평가비중이 확대된 독서능력과 관련해 국어 과목에서 작성할 수 있는 포트폴리오들을 살펴봤다.

학력 향상, 교과연계 독서를 활용할 수도

독서일기는 많은 학교에서 시행하고 있는 보편적인 방법이다. 도서명과 감상문을 적어 꾸준한 독서 습관 실천 기록을 남기는 형태다.

평범하지만, 자신의 진로적성 계발과 학습능력 향상을 보여주는 도구로 특화할 수도 있다. 진로적성 계발을 보여주려면, 관심분야를 정해 읽은 이력을 남기면 된다. 독서 대상은 책과 뉴스·논설 등 각종 시사미디어 자료다. 예를 들어 사회과학 분야로 진학진로 목표를 잡았다면 사회 현상을 다룬 자료들을 집중적으로 읽는다.

독서 뒤엔 내용 요약은 물론, 새로 익힌 지식이나 잘못된 상식을 바로잡게 된 학습경험을 적는다. 문제점을 지적하거나 대안을 제시하는 등 사고력을 키운 흔적도 남긴다. 강연회·이메일·커뮤니티 등 성장 모델로 삼은 저자와 의사소통한 활동을 담는 것도 진로계발 의지를 보여주는 한 방법이다.

학업능력 향상의 경우 교과 연계 독서를 활용할 수 있다. 학교에서 삼국역사에 대해 배웠다면 삼국시대 위인전들을 읽고 등장인물들에 대해 탐구하는 식이다. 배경지식을 쌓을 수 있고, 대립상황을 보는 각 인물·국가별 관점의 차이를 비교·대조해 볼 수 있다. 또 ‘나라면 어떻게 했을까’를 가상해, 당시 시대상을 역사적으로 재평가하거나 사건 전개를 바꿨을 경우 현대사에 미칠 영향들을 분석할 수도 있다.

감성·인성 연마, 자유로운 글쓰기로

학습성향이 활동적·외향적이면 외부 활동에서 얻는 능력이나 교훈을 글로 푸는 방법을 고려할 수 있다. 진정성이 묻어나는 포트폴리오를 만들어야 하므로 학생의 자연스러운 활동 결과를 담는 것이 중요하다. 활동성을 반영한 여행·답사·견학·체험을 한 뒤기행문·수필·견문록·시·설명문 등 좋아하는 형식의 자유로운 글쓰기를 시도한다. 섬마을 생활상, 궁궐탐험, 전국산악 정복기, 봉사활동 체험담 등 쓸 주제를 먼저 정한다. 글이 목적성을 띠면 행동의 일관성과 연속성을 보여줄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장 사진과 수집 자료를 곁들이면 생생한 경험을 전할 수 있다.

글은 지식적인 면과 인성적인 면으로 구성할 수 있다. 지식 면에선 교과지식을 현장에서 체험한 내용을 기록한다. 눈으로 인지한 학습과 몸으로 체감한 학습 사이에서 배운 점들을 분석하는 것이다. 인성 면에선 활동 전과 후에 달라진 내면의 성장, 가치관의 변화, 관점의 차이 등을 적는다. 깊은 고찰이 필요하므로 자아 발전 과정을 보여주고 면접 능력을 계발하는 도구가 될 수 있다.

지난해 한일고에 합격한 박철형(부산 남산중 졸)군의 경우, 여행과 유적지 답사를 통해 가치관의 변화를 담은 포트폴리오를 보여줘 심사관의 눈길을 끌었다.

독서지식 활용기회 부족하면 논술·토론을

다른 사람과 의사 소통하는 능력이 부족하다면 발표·토론 활동을 찾아 포트폴리오로 삼는다. 학생들이 흔히 놓치는 점은 독서에만 그칠 뿐, 독서지식을 활용할 활동을 찾지 않는다는 것이다. 독서능력을 독서량으로만 따지기 때문이다.

입시 전형에서는 인과 관계·원인 근거·해결방안등을 찾는 능력을 평가한다. 이런 능력을 기르기 위해선 토론이 적절하다. 토론은 포트폴리오 구성에도 용이하다. 토론은 자료 수집·조사 분석·대본 작성·반대의견 정리·대안 제시 등의 과정을 거치므로 부산물이 많이 생기기 때문이다. 토론 관련 각종 행사·모임 등에서 활동한 내용이나 경험담을 기록한 일지를 첨부하는 것도 좋다.

고서(古書) 읽기로 한문과 철학 함께 익혀

국어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한자를 익히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한자 공부는 단순히 글자를 익힌 것에 불과하므로 포트폴리오로 활용하기엔 적절치 않다. 이 경우 고서 읽기를 대안으로 택할 수 있다.

명심보감·사서삼경 등 유교 경전이나 고전, 사자성어 유래 등을 독파하는 것이다. 이를 읽고 배운 교훈을 기록하거나 그와 관련된 자신의 옛 경험 사례를 찾아 반성해볼 수 있다. 맘에 드는 구절을 옮겨 적거나 좌우명으로 삼아본다. 선현들의 교훈을 자신의 생활 속에서 실천한 이야기를 일기로 남길 수도 있다.

고서는 청소년 눈높이에 맞춰 나온 책들을 고르거나, 이를 가르치는 향교·예절학교 또는 방학 중사찰캠프 등을 찾아 읽으면 된다. 특히 향교나 예절 학교는 관혼상제 예법도 가르치므로 인성을 연마한 활동 경험으로도 남길 수 있다.

< 박정식 기자 tangopark@joongang.co.kr >


포트폴리오 작성 시 고려사항

1. 내용은 진정성이 담겨야 한다. 서류심사와 면접에서 활용되므로 학생의 자연스러운 활동과 의지에 따른 결과를 담아야 시험대를 통과할 수 있다. 돋보일 목적으로 만든 인위적인 구성은 의심과 감점의 원인이 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2. 자신의 강점을 부각시키기보다 취약점을 보완·향상하기 위해 노력한 과정을 담는 것이 때론 더 설득력을 발휘한다. 학습과 체험을 통해 예전과 달라진 생각과 능력을 구체적으로 비교·대조해 서술한다.

3. 수행과정과 내용은 일관성·지속성·연계성·목적성을 지녀야 한다. 진학진로를 고려해 설정한 자신의 목표에 맞춰 이 네 가지 요소를 실천할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4. 포트폴리오 활동은 가능한 한 학교 교육과정 내에서 이뤄지도록 한다. 예를 들어 활동하고 싶은 동아리가 없으면 같은 뜻의 친구들을 모아 직접 동아리를 만드는 것이다. 스스로 활동 여건을 만드는 것도 적극성·자발성·창의성을 보여주는 방법이 된다.

5. 행동교정용 워크북을 활용하면 포트폴리오 구성에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자신의 장단점을 분석한 뒤 이를 교정할 방안과 계획을 수립하는 것이다. 이에 필요한 각종 평가·교정도구와 멘토도 설정해 놓는다. 이에 맞춰 실천률·수행과정·전후변화 등을 기록해가는 것이다. 이 자체로도 제출자료가 된다.

▶도움말= 광성중 김영찬 교사, 경희여중 강용철 교사, 스터디맵 김경미 원장, 한우리독서토론논술 오용순 선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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