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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서 최자의 '보한집' 새 판본 발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4면

이인로(李仁老)의 '파한집(破閑集)' 과 함께 고려시대의 대표적인 시화 비평서인 최자(崔滋)의 '보한집(補閑集)' 의 새로운 판본이 발견됐다.

순천향대 중문과 박현규 교수는 지난 7월 중국 베이징(北京)의 국가도서관(전 베이징도서관)에서 이를 발견해 중앙일보에 공개했다.

이 '보한집' 새 판본에는 지금까지 존재조차 알려지지 않았던 이장용(李藏用)의 발문(跋文)이 들어 있어 자료가 미비한 고려시대 국문학사 연구에 귀중한 자료로 평가받고 있다. 이장용은 이규보 사후 최자.유경(柳璥)과 함께 당대 문단을 이끌던 문사였다.

발문에는 '파한집' 과 '보한집' 편찬과 발간과정, 당대 최고의 실력자였던 최이(崔怡)가 책 편찬에 간여하게 된 배경, 최자가 '보한집' 을 편찬하면서 합철한 정서(鄭敍)의 '잡서(雜書)' 가 이장용의 집에서 온 것이라는 등 서지 사항이 상세히 담겨 있다.

자료를 검토한 대동문화연구소 안대회 책임연구원은 " '보한집' 은 국문학사상 대단히 중요한 책임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서지 사항이 불분명해 안타까웠었다" 며 "이번 발문의 발견으로 그런 궁금증이 풀리게 됐다" 고 말했다.

안씨는 " '보한집' 과 관련된 여러 기록들을 참조할 때 이번 판본은 조선 성종 때의 것으로 추정되나 고려시대의 것일 수도 있다" 고 분석했다. 지금까지 전하는 '보한집' 은 규장각과 국립중앙도서관 등에 소장돼 있는 '경주각본' (조선 효종)이었다.

정재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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