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벙덤벙 체험] 한옥마을 1일 탐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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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55면

옛날 사람들은 추석에 무엇을 했을까?

궁금해서 선생님께 여쭈어 보았더니 이번 추석에 전통체험을 할 수 있는 곳에 다녀오면 잘 알 수 있을거라고 하셨어요.

그래서 엄마 아빠랑 함께 추석 다음날인 지난 2일 서울 남산골 한옥마을에 갔어요. 거기서 옛날 사람들이 추석에 하던 전통놀이를 해 보고 옛날 집도 보고, 옛날 음식을 만드는 것도 보았어요.

그 중에서도 전통 민속놀이가 재미있었어요. 통에 긴 막대기를 던져서 넣는 투호 놀이, 땅바닥에 선을 그린 후에 돌을 던져서 한발로 뛰면서 노는 사방치기는 유치원에서 해 본 놀이어서 잘 할 수 있었어요.

그런데 널뛰기는 높이 뛰면 자꾸 넘어지기만 해서 무서웠어요. 널뛰기와 전통 그네 뛰기는 옛날 여자아이들이 바깥 구경을 하기 위해서 만든 놀이라고 엄마가 알려 주셨어요.

제기차기는 발에 잘 맞지 않고 먼 곳으로 날아가 버려서 조금 어려웠어요. 아빠는 제기를 아주 잘 차셨어요. 아빠는 어릴 때 친구들이랑 제기 차기를 자주 하셨대요.

마당에서 큰 나무를 깎아서 장승을 만드는 것은 너무 신기했어요. 장승 만드는 아저씨가 통일신라 시대에 장승이 처음 만들어졌다고 말씀하셨어요.

무서운 얼굴을 하고 있는 천하대장군과 지하여장군이 바로 장승이래요. 장승을 만들어보고 싶었지만 위험하다고 엄마가 못하게 하셨어요.

그래서 아빠랑 멍석에 앉아서 새끼 꼬기를 했는데 손바닥이 간질간질해서 혼이 났어요. 새끼를 꼬아서 옛날 사람들은 가방이나 신발도 만들고 쌀을 넣어두는 가마니도 만들었다고 해요.

떡메치기 하는 아저씨는 힘이 들어서 땀을 뻘뻘 흘리고 있었어요. 많이 칠수록 더 맛있는 떡이 나온다고 해서 사람들이 박수를 치면서 응원을 하기도 했어요.

두부 만들기 하는 곳에서는 멧돌을 돌렸더니 콩이 가루가 되어서 나왔어요. 디딜방아로 옥수수를 찧어보기도 하면서 옛날 사람들은 머리가 참 좋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외국 사람들도 많이 왔는데 웃으면서 자꾸 나를 쳐다보고 한복이 예쁘다면서 사진을 찍어서 좀 부끄러웠어요.

그런데 전통놀이를 하는 곳에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아주 오래 기다려야 해서 힘이 들었고, 어떻게 하는지 가르쳐 주는 사람이 없어서 잘 할 수가 없었어요.

미국에서 온 어떤 아저씨에게는 내가 사방치기하는 법을 가르쳐 주었어요. 그런데 나는 영어를 잘 못해서 설명하기 힘들어 답답했어요. 앞으로 영어공부를 더 열심히 해서 다음에는 잘 가르쳐 주어야겠다고 다짐했어요.

또 어떤 친구들은 한옥마을에까지 킥보드를 가지고 와서 씽씽 타고 다녔어요. 사람이 많은 곳이라 좀 위험해 보였어요.

어떤 아이는 혼자서만 오래 제기를 차 다른 사람들을 오래 기다리게 했지요.

다리가 많이 아프고 목도 마르고 힘들었지만 한옥마을에 다녀와 보니 우리나라에도 재미있는 놀이가 참 많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어요. 매일 컴퓨터 게임과 텔레비전 보기만 좋아하는데 이제부터는 제기차기도 하고 사방치기도 하면서 더 재미있게 놀고 싶어요.

내일은 학교에 제기를 가지고 가야겠어요.

신현우 <중앙일보 어린이 명예기자.서울 가양초등 1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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