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서 '몸통' 으로 거명한 J씨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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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한나라당이 '이용호 게이트' 의 몸통으로 권력실세인 두 K씨와 스포츠단 사장 J씨를 거명했다.

동시에 한나라당은 "특정 지역의 '정치.경제.폭력조직 커넥션' 이 사회 전분야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해 왔다" 고 주장하고 있다.

또 도박 혐의로 구속된 신안그룹 회장 박순석(朴順石)씨에 대해서도 여권 실세와의 연관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 "J씨는 숨은 실력자" =동교동계의 한 관계자는 27일 "J씨가 '마당발' 인 것은 사실이며 동교동계 구파 정치인들 중 J씨를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 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J씨가 이용호 게이트의 배후라는 주장은 정치적 공세에 불과하다" 고 말했다.

목포 출신으로 서울 K대를 졸업한 J씨는 같은 대학 후배인 여권 실세 K의원과 호형호제(呼兄呼弟)하는 사이로 알려져 있다.

몸이 불편한 K의원에게 침술.지압 등에 대해 조언을 해주고 자주 식사도 같이하는 관계라는 것이다.

사정기관의 고위 관계자는 "J씨는 젊은 시절 한때 폭력조직과 연관이 있었지만 곧 사업 쪽으로 방향을 틀었고 전남지역에서는 여운환(呂運桓.구속 중)씨보다 훨씬 거물" 이라면서 "정치인들뿐 아니라 검찰과 경찰의 최고위층 인사들 가운데서도 친하게 지낸 사람들이 많았다" 고 말했다.

이런 인간관계를 배경으로 J씨는 시중의 여론동향 등을 여권 내 고위 인사들에게 직접 전달했고 이 때문에 "J씨는 숨은 실력자" 라는 소문이 나돌았다는 것.

문제는 J씨가 이용호-여운환으로 이어지는 이번 사건과 어떤 연관이 있느냐 하는 점이다.

여권의 한 관계자는 "J씨는 여운환씨와 안면이 있으며 대학 후배인 K의원과 함께 呂씨가 운영하는 식당에서 식사도 같이 했다" 면서 "그러나 이런 과정을 통해 K의원이 呂씨를 소개받았는지는 알지 못한다" 고 말했다.

이에 대해 J씨와 K의원측은 "야당이 영문 이니셜로 이름을 흘려가며 공작정치를 하고 있다" 면서 "배후설은 전혀 사실이 아니며 야당은 자신이 있다면 실명을 밝히라" 고 요구했다.

◇ "돈 돌려보냈다" =박순석 회장의 고향이 신안이어서 민주당 한화갑(韓和甲)최고위원이 해명에 나섰다.

朴씨 스스로도 여권 실세들과의 친분을 주변에 과시해 왔다고 한다.

그러나 韓위원은 "朴회장이 정권이 바뀌자 후원회도 아닌데 정치자금이라며 돈을 들고와 돌려보낸 적이 있다" 면서 "그는 고향에서조차 인심을 잃은 사람" 이라고 관계를 부인했다.

다른 관계자는 "朴회장은 과거 여당의 재정위원을 했다" 면서 "정권이 바뀐 후엔 K전의원 쪽과 다소 접촉이 있었을 뿐" 이라고 주장했다.

김종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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