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기술력 갖췄는지 따져보며 기업 경영활동 감시하는 게 중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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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3면

소액주주 운동을 지원하는 커뮤니티 사이트인 ‘네비스탁’이 주식시장에서 발언을 높이고 있다. 소액주주의 주식을 모아 회사 대주주나 경영진이 주주의 이익에 어긋나는 결정을 할 때 적극적으로 견제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이미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시가총액 1200억원의 성창기업지주의 2대 주주가 됐다. 소액주주 33명의 위임을 받아 지분 5.68%를 확보하자 26일 공시를 내고 경영 참여를 선언했다. 코스닥 상장기업인 스타엠과 엔티비아의 일방적 감자도 저지했다.

이 일을 이끄는 사람은 김정현(34·사진) 대표. 모래알처럼 흩어져 있는 소액주주들이 모일 수 있도록 인터넷 공간을 마련해주고, 이들의 권리 행사에 필요한 법률과 회계 컨설팅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그가 이런 역할을 자임한 것은 코스닥 기업에 투자했다가 상장 폐지를 당했던 경험 때문이다. “대표이사 횡령으로 기업이 증시에서 퇴출됐지만 소액 투자자가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었다”며 “소액주주들의 목소리를 모을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소액주주 운동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기업 경영활동을 감시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제가 생겼을 때 주주들이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투자한 기업의 상태를 제대로 챙기는 것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기업 공시만 제대로 확인해도 문제를 파악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최근 상장 폐지되는 종목 등을 보면 바이오나 자원 관련 테마주가 많다”며 “해당 기업이 사업을 감당할 수 있는 자본력이나 기술력을 가지고 있는지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왜곡된 투자 정보에 휩쓸려서는 안 된다는 말이다.

증권사의 투자보고서를 평가해 공개하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소액주주들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 다음 달부터는 직접 코스닥 업종에 대한 보고서를 낼 예정이다. 보고서는 공시 내용을 분석해 낼 계획이다. 그는 “증권사 보고서와 달리 주로 ‘매도’ 의견이 주를 이룰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주식시장에서 “주주와 회사가 동반자 관계로 나아가며 상생하는 풍토가 만들어졌으면 한다”며 “코스닥에서 주식을 발행해 돈을 끌어들이려는 일부 기업이나 단기 투자에 몰두하는 투자자 모두 생각을 바꿀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하현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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