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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 라덴-남미테러단 연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1면

여객기 돌진 테러가 발생한 지 이레째를 맞은 17일 미국 수사당국은 아직까지 미국에 잔류해 있을 테러범과 배후 주모자로 알려지고 있는 오사마 빈 라덴의 소재파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존 애슈크로프트 미 법무장관은 이날 "테러범들이 아직 국내에 체류하고 있을 수 있다" 며 "테러용의자들에 대한 감시 강화를 위한 법적 장치를 마무리하기 위해 미 연방수사국(FBI)과 의회 지도자들이 논의하고 있다" 고 밝혔다.

FBI도 이날 중간 수사결과를 발표, "약 5만건의 단서를 추적 중이며 테러 가담 용의자 49명을 체포하고 2백여명을 수배 중" 이라고 밝혔다.

FBI는 테러 수사를 위해 지난 5년 안에 최소 3년을 미국에서 거주한 미 국적자로 아랍어와 이란어에 능숙한 사람을 모집하고 있다.

○…빈 라덴과 아프가니스탄 탈레반 지도자 물라 무하마드 오마르 두 사람의 각별한 동지적 결합은 단순한 신념적 차원을 넘어 핏줄로 맺어진 것이라는 설이 제기됐다. 오마르는 빈 라덴의 장녀와 결혼했으며, 빈 라덴은 오마르의 딸을 네번째 부인으로 맞아들여 겹겹이 얽힌 장인-사위의 관계를 맺었다는 것.

1980년대 소련과의 전쟁때 처음 만나 두 사람은 이후 빈 라덴은 재정적으로 오마르를 도왔고, 오마르는 최근 미국에 쫓기는 빈 라덴을 보호해주고 있다. 그러나 미국의 전쟁 선포를 받은 오마르는 빈 라덴을 미국측에 인도하는 문제를 놓고 인생 최대의 고민을 하고 있다고 외신들을 전했다.

○…FBI와 미 중앙정보국(CIA)은 최근 남미 에콰도르의 일부 테러단체들이 빈 라덴과 연계됐을 수도 있다는 의회 정보보고서가 공개되자 에콰도르의 수도 키토에 수사.정보요원을 파견하기로 했다.

이와 관련, 하인즈 묄러 에콰도르 외무장관은 "경찰과 군 정보기관들이 이미 수사에 착수했다" 며 "아직 테러 하부조직의 존재를 확인하지 못했으며 미 수사요원들의 지원을 받을 것" 이라고 말했다.

○…승객 3백14명을 태우고 런던 히드로공항을 출발, 뉴욕 존 F 케네디 국제공항으로 향하던 버진항공 소속 보잉 747 여객기가 17일 폭발물 적재 가능성을 항공당국에 통보한 뒤 캐나다 동북단 뉴펀들랜드의 한 비행장에 비상착륙했다. 존 펄크니 캐나다 국방부 대변인은 이 여객기가 미국에서 비상 출격한 F-18 전투기 4대의 유도 아래 안전하게 착륙했다고 밝혔다.

뉴욕=신중돈 특파원.박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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