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프레스포럼, 테러영향 금속탐지기 설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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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김영희(金永熙)중앙일보 대기자의 사회로 서울 신라호텔 토파즈룸에서 열린 아시아 프레스 포럼은 특히 최근 아시아 일부 지역에서 벌어지고 있는 언론의 자유 침해 행위에 대한 문제 지적이 많았다.

○…이날 포럼에는 1989년 평양축전에 참가하기 위해 방북했던 임수경씨가 방청객으로 참석했는데, 임씨가 기조 연설자인 벨로 교수와 당시 평양에서 만난 적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참석자들의 눈길을 끌었다.

한국외국어대 신문방송학과 박사 과정에 재학 중인 임씨는 토론이 시작되자 "남북관계가 한국 언론의 중립적 보도 태도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 며 벨로 교수에게 질문.

이에 사회자인 金대기자가 89년 방북의 주인공으로 임씨를 간단히 소개하자 답변에 나선 벨로 교수는 미소를 띠며 "임수경씨인 줄 몰랐다. 그해 평양 축전에서 임수경씨를 보았다. 악수를 했던 기억이 난다" 고 반가움을 표시.

○…미국 테러 사건의 영향인 듯 이날 행사장 주변엔 전에 없이 삼엄한 경비가 펼쳐지는 등 긴장된 분위기가 감돌았다. 총리실에서 나온 10여명의 경호원이 이한동(李漢東)총리가 참석하기 약 1시간30분 전부터 주변 경계에 나섰으며, 포럼장인 토파즈룸 입구에는 금속탐지기가 설치됐다. 호텔 관계자는 "총리가 참석한 행사에 금속탐지기가 설치되는 것은 이례적인 일" 이라며 "미 테러의 영향인 것 같다" 고 분석.

金대기자는 토론이 시작되기에 앞서 "최근 미국의 테러 참사와 전쟁 발발 우려로 포럼을 열지 못할까 걱정했다" 며 "어젯밤에는 부시 미 대통령이 오늘 공격을 하지 않도록 기도를 올렸는데 신께서 이를 들어 주신 것 같다" 고 말해 장내에 가벼운 웃음이 일기도 했다.

○…참석자들은 토론 중간 휴식 시간에 신라호텔 영빈관 내 정원을 거닐며 맑은 하늘을 배경으로 삼삼오오 기념촬영을 하는 등 한국의 가을 정취를 즐기기도.

토론이 끝난 후 참석자들은 김용술(金容述) 한국언론재단 이사장이 주최하는 오찬에 참석, 못다한 얘기를 계속하는 등 토론은 오찬장에까지 이어졌다. 또 저녁에는 김한길 문화관광부 장관이 주최하는 만찬에 참석했다.

염태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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