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단체장 판공비 타용도 사용 많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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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축구동호인회 격려금 30만원, 사범대 동기모임 식대 8만7천원, 동창회 신년교례회 축하화환 구입 10만원, ○○○전별금 3만원….

사용용도가 잘못되거나 관련규정을 위반해가면서까지 지출된 대구.경북 8개 교육단체장 판공비의 주요 사례들이다.

이는 대구참여연대가 최근 대구.경북교육감과 교육위원회 의장, 달성.동부교육장 등의 지난해 판공비 사용내역을 분석한 결과 드러났다.

예산편성 지침을 어긴 지나친 현금지출.증빙자료 부재.부적절한 용도사용 등이 특히 많았다.

8개 단체장이 지난해 사용한 판공비는 총 1천1백79건에 3억1백여만원에 이른다.

경북교육감 7천8백여만원, 대구교육감 7천1백여만원, 시교육위 5천8백여만원, 도교육위 1천6백여만원, 4개 교육장 1천4백만~1천9백만원씩을 각각 썼다.

1회에 광역단체장은 21만5천원, 기초단체장은 10만6천원을 쓴 셈이다. 용도별로 보면 간담회 등 접대비가 42%인 1억2천6백만원으로 가장 많았다.

다음은 교사.학생.단체관계자 격려금 9천4백만원(31%), 축.조의금 3천만원(10%), 연말선물.축하화환 비용 1천9백만원, 불우학생 등에 대한 성금 1천3백만원 등이었다.

기관장별로 보면 시.도교육감과 교육장은 격려금과 접대비, 시.도교육위는 경조사비와 접대비가 많은 편이었다.

그러나 전체 지출액중 약 30%(9천여만원)가 부당지출 된 것으로 분석됐다.

신용카드 매출전표.영수증 등 증빙자료가 없거나 직무와 관계없는 단체.개인에 대한 격려성 현금지급이나 접대가 많았다. 이는 증빙자료가 없어 예산편성지침상 공적용도의 지출로 보기 어려운 부분이다.

또 병문안 위로금 등을 상식수준 이상으로 많이 지출하거나 전별금.화환전달 금지 등 공직자 준수사항을 예사로 위반했다.

특히 8개 단체장은 총 지출액의 41.3%인 1억2천4백여만원을 현금으로 지출, 현금사용을 10%이내로 제한한 예산편성지침을 어겼다.

도교육감과 동부교육장은 현금지출이 각각 59%, 56%나 됐다.

이는 부당지출의 대부분이 현금지출에서 발생한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것이어서 현금사용을 최대한 억제해야 할 것으로 분석됐다.

현금지출 과다는 참여연대가 1999년부터 해오고 있는 지방자치단체장.공기업 등의 판공비 분석에서도 계속 지적되고 있는 문제점이다.

참여연대 관계자는 "자치단체장 등의 투명한 판공비 지출을 위해 다음달 열리는 대구시의회 임시회때 '대구시판공비 정보공개와 사용에 관한 조례' 제정을 추진하겠다" 고 밝혔다.

황선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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