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정무위는 13일 보훈복지의료공단을 감사했다. 국가유공자의 보건.의료를 책임진 기관이다. 조만진(趙萬進)이사장은 관련 경력이 없는 정당 출신이다. 그는 국민회의(민주당 전신) 사무부총장을 지냈다.
국감장에서 한나라당 정형근(鄭亨根)의원은 업무추진비를 문제삼았다.
"조합장 간담회를 카바레에서도 하나" , "샤넬이란 업소에 무려 18번이나 갔다. 한달에 세번 간 적도 있고 한번에 82만원을 쓴 적도 있다. 여기 유흥업소 아니냐" , "趙이사장이 새벽 1시에 유흥업소에서 결재했던데 술 먹으라고 준 예산이냐" 고 쏘아붙였다.
한나라당 이부영(李富榮)의원은 공단이 내년부터 실시하는 인터넷 복권의 사업자 응모와 선정 과정을 상세히 비판했다.
"7개 업체가 각각 1천페이지가 넘는 사업신청 제안서를 냈는데 오후 한나절 검토한 뒤 바로 우선협상 업체를 선정했다" , "선정과정을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알리겠다고 하고 안올렸다. 선정결과에 자신이 없어 거짓말 한 게 아니냐" , "선정위원 7명 가운데 과반수인 4명이 공단 직원이다. 이런 위원회가 어디 있나" .
이같은 지적에 趙이사장은 고개를 들지 못했다. 그의 입에선 "잘못했다" "지적이 맞다" "죄송하다" 는 말만 십여차례 반복해서 나왔다.
李의원이 "선정업체가 자본잠식 상태다. 대기업과 컨소시엄 계약을 했다지만 일부 계약서엔 날짜도 없었다" 고 하자 趙이사장은 "몰랐다" "구경도 못했다" "계약서까진 확인 못했다" 고 했다. 그리곤 "책임을 통감한다. 모든 문제를 재검토하겠다" 고 답변했다.
민주당 조재환(趙在煥)의원은 접대성 경비 초과지출을 지적했다. 그러면서 감독을 책임진 이재달(李在達)보훈처장에게 "공단운영이 너무 방만하다. 외부 회계기관에 맡겨 감사하라" 고 요구했고, 李처장은 "그렇게 하겠다" 고 말했다.
한마디로 공단은 흥청망청, 주요 업무는 졸속에 의혹투성이었다. 책임자인 이사장은 이를 방조했거나 공단 돌아가는 사정을 아예 모르고 있었다. 의원들은 "낙하산 인사 폐해인 무책임.무소신.무능력의 전형을 봤다" 고 지적했다. "국가유공자를 위한 공단이 아니라 직원을 위한 공단" 이라는 개탄도 들렸다.
고정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