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테러참사]美정부 움직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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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11일 오전(미국시간) 발생한 워싱턴과 뉴욕 주요 건물들에 대한 테러 공격으로 워싱턴의 백악관과 뉴욕의 유엔본부.국방부.국회의사당.재무부 등 모든 연방 정부 건물에 소개명령이 내려진 가운데 미국정부는 인명구조와 또다시 예상되는 추가 테러공격에 대비하고 있다.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은 딕 체니 부통령 및 앤드루 카드 비서실장과 연방수사국(FBI).뉴욕주 등 관련 기관에 전화를 걸어 사고 경위와 테러에 대한 전면적인 조사에 즉각 착수하도록 지시했다.

그러나 미국 역사상 최악의 참사로 기록될 이번 사건이 월드트레이드센터와 같은 민간 건물은 물론 미국의 심장인 백악관과 국방부 건물들이 공격 대상이 됐다는 데 미국정부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미국이 전시 비상사태를 제외하고 평시에 이같은 동시다발 테러 공격으로 비상사태를 맞은 것은 충격적이고 이례적인 일로 미 전역과 국민들은 이번 사태를 '진주만 폭격' 에 해당하는 국가적 재난으로 간주하고 있다.

미국정부는 폭발테러사건 발생 직후 뉴욕 전역에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뉴저지 공군기지에서 정찰비행을 위한 F16 전투기를 발진시켰다.

부시 대통령은 사고 직후 성명을 통해 "인명 구조에 최선을 다하겠다" 는 약속과 함께 "미국에 테러리즘이 발붙이지 못하도록 대처하겠다" 는 강경한 의지를 보였다. 미국의 '자존심' 을 걸고 응징하겠다는 메시지를 전세계에 전한 것이다.

그러나 미국 주요 도시에 대한 동시다발 테러성 공격으로 부시 대통령은 취임 8개월째를 맞아 국가안보 및 국정운영에 최대의 위기를 맞게 됐다.

뉴욕의 주요 테러공격 목표물의 하나로 꼽혀온 유엔본부와 모든 정부건물이 세계무역센터 등의 비행기 충돌이 동시다발 테러로 확인됨에 따라 테러 가능성에 대비해 직원들을 모두 대피시킨 상태여서 비상체제로 힘겹게 피해상황을 집계하고 있다.

유엔사무국은 이날 제56차 유엔총회 개막에 맞춰 유엔본부 광장에서 거행할 예정이던 평화의 종 타종식을 취소했다.

또 이날 오후로 예정된 제56차 유엔총회 개막식도 현재로서는 개최될지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으로 전해졌다.

박소영 기자.외신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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